시향 권영주
꽃을 흔들고 가는 바람 속으로
하늘의 소리가 들려온다
졸고 있는 길목을 어루만지면
별들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별 하나의 은은한 절규와
꽃 하나마다 피는 횃불의 즙
그림자여! 그림자여!
오, 나르는 사고(思考)의 머플러여
“휘파람을 부세요?”
그러면, 날개를 활짝 펼쳐
한껏 날 거예요
모든 허상 뿌리치고
감성과 이성의 가지마다 헤쳐
능선을 타고 유유히 흘러가는
가을 하늘처럼
조금은 따사롭고 조금은 서늘한 연인으로
당신께 다가갈 거예요
“저어 휘파람을 부세요, 네?”
그러면, 긴 날개 몸부림으로 둥지를 틀어
천지(天地)간 바람 되어
산천초목(山川草木)을 쓸며
한 점 부끄러움 없는 태초의 모습 그대로
파르르 열린 가슴으로
가을 햇살 한 아름 피울 거예요.
시향 권영주
시인
DPPI대한언론인전문기자협회 편집위원장
한국문인연수원교수외 다수
한국을빛낸인물특별최고대상(문학문예부문명인대상)
현대문학100주년기념문학대상외다수수상
저서:『심천(深泉)청정수』와 서정시집 『송년의 노래』『사랑배』외 공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