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족의 정은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최근 페이스북에는 한 유소년 축구 선수의 안타까운 사연이 올라왔다. ‘긴급한 도움이 필요하여 연락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 글에는 경상남도 밀양시에 위치한 ‘밀성초등학교 김태수 선수가 백혈병으로 판명돼 B형 수혈이 급한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어 ‘멀리 계신 분은 가까운 혈액원이나 헌혈의 집에 가셔서 지정헌혈을 신청해 주시고, 헌혈증을 보내주실 분은 밀성초로 보내 달라’는 내용도 덧붙여 있었다.
축구 꿈나무의 안타까운 사연은 빠르게 퍼졌고, 곧 전국에 있는 축구가족이 응답했다. KFA와 각 시도협회 직원들이 업무 공유와 민원 창구의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단체 채팅방에도 이 사연이 올라왔다.
경상남도축구협회 정우진 부장은 “지난 18일 KFA 직원들과 각 시도협회 직원들이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에 이 사연이 올라왔다. (우리 관할인 만큼) 우선 밀성초 감독과 통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했고 ‘이 선수가 백혈병 확진이 맞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일단은 관내 지도자들에게 문자로 연락해 헌혈증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경상남도 관내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지역 동호인 대표들에게도 김태수 선수의 사연을 적극적으로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관내에 모두 도움을 요청하고 나니 타 시도협회 직원들이 우리도 (태수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겠다며 연락을 해왔다. 헌혈증을 모아서 학교에 보내주거나 지정헌혈을 통해 선수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왔다”고 했다.
김태수 선수의 사연을 접한 경상남도 내 축구인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모으거나 헌혈증을 수집하는 등 발 빠르게 나섰다. 경상남도 외에서도 도움의 손길은 이어졌다. 축구 꿈나무의 쾌유를 향한 모두의 온정이 모이기 시작했다.
울산광역시축구협회 최종철 과장은 “우리도 김태수 선수의 이야기를 듣고 최대한 주변에 이를 많이 알리는 데 집중했다. 다음주에는 K4리그 울산시민축구단 선수단과 함께 우리 직원들이 헌혈에 나설 계획이다. 선수단에 이미 김태수 선수의 사연을 공유했고, 헌혈에 동참 가능한 선수들과 함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우진 부장은 타 지역에서 전해오는 온정의 손길에 대해 고마워했다. 그는 “울산광역시축구협회는 울산시민축구단과 단체 헌혈을 준비 중이고 대전광역시축구협회는 이미 단체 헌혈을 끝냈다고 했다.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각 시도협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고 있어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쾌유를 향한 모두의 바람이 하나로 모인 덕분일까? 김태수 선수는 초반 고비를 잘 이겨내고 힘든 치료 과정을 묵묵히 견디는 중이다. 밀성초 이희봉 감독은 “(태수가) 처음 병원에 갔을 때는 장기 손상에 몸 속 출혈이 심해 위급하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지만 이제는 경과가 좋아졌다고 했다. 금주 내로 항암치료에 들어가고 경과를 지켜본 후에 별다른 부작용이 없으면 계속 치료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를 좋아하고 매사 훈련에 성실하게 임했던 꿈 많은 유망주가 병마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는 그 날을 모두가 꿈꾸고 있다. 이희봉 감독은 “주변의 많은 도움에 감사드린다”면서 “(시도협회뿐만 아니라) 인근 고등학생들에게도 연락이 오고, 같은 학교 부모님들께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계신다. 발 벗고 나서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정말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