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이종성기자] “우리는 KTX 축구를 해보겠다.” - 대전한국철도 김승희 감독
“한물 축구를 펼쳐보겠다.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축구다.” - 천안시축구단 김태영 감독
K3리그 감독들의 재치 넘치는 입담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2020 K3·4 출범식’이 열린 13일 오전 아산정책연구원. 약 한 시간 동안 열린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올 시즌 K3리그에 참가하는 감독들의 미디어토크쇼였다.
미디어토크쇼에는 고정운(김포시민축구단), 김태영(천안시축구단), 김학철(화성FC), 김승희(대전한국철도축구단) 감독이 참가했다. 사회는 이광용 KBS 아나운서가 맡았다. 축구팬들에겐 이미 익숙한 4인의 감독은 각각 구단의 머플러를 목에 걸고 무대에 올랐다. 올 시즌 통합 K3리그의 유력한 우승후보이기도 한 이들은 토크쇼 내내 신중하면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입담도 좋았다. 행사장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올 시즌 K3리그에서 어떤 철학의 축구를 보여줄지 묻는 질문에 각 감독들은 재치 넘치는 대답을 했다. 지난해 FA컵 준우승을 거둔 대전한국철도축구단 김승희 감독은 “우리는 유니폼에 우리 회사의 자랑인 KTX를 가슴에 달고 뛴다. 그래서 올 시즌 KTX 축구를 해보려고 한다. 빠르고 정확한 공격, 안전한 수비,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는 축구를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천안시축구단 지휘봉을 잡은 김태영 감독도 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한물 축구’를 펼치겠다고 했다. ‘한물갔다’는 뜻이 아니다. 김 감독은 “한 번 물면 끝장을 보겠다는 다짐으로 올 시즌 K3리그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팀만은 반드시 꺾고 싶다’는 질문에도 각 팀의 감독들은 진심 아닌 진심을 털어놨다. ‘한물 축구’를 이야기했던 김태영 감독은 “여기 나와 있는 세 팀(김포시민축구단, 화성FC, 대전한국철도축구단)을 가장 경계하고 물어버리겠다. 이 외에도 김해시청, 경주한수원, 부산교통공사 등이 우승에 가까이 있는 팀인데 그 팀도 물어버리겠다”며 웃었다.
K3리그 디펜딩 챔피언인 화성FC 김학철 감독은 옆에 앉은 김태영 감독을 지목하며 “우리 팀의 플레잉코치였던 선수를 천안시축구단이 데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도 김해시청축구단이 데려갔다. 그래서 우리는 선수가 없다”며 유쾌하게 말했다. 그럼에도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김학철 감독은 “우리 플레잉 코치를 데려간 김태영 감독님을 물겠다”며 재치 넘치는 출사표를 던졌다.
FC안양에서 지도자를 경험한 고정운 감독은 올해 K3리그 김포시민축구단을 통해 새로운 도전해 나선다. 고 감독은 김태영 감독과 김학철 감독을 지목하면서 “서로 물면 퇴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내셔널리그 소속 8팀 중 2~3팀은 우리가 꼭 잡고 싶다. 그 팀이 어떤 팀인지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K3리그와 K4리그는 오는 16일 막을 올린다. 네 감독은 다가오는 K3리그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승희 감독은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K3리그 출범이 기쁘다. 이전까지는 ‘그들만의 리그’였다가 이제는 ‘모두의 리그’가 된 것 같다. K3리그, K4리그가 잘해야 한국축구가 잘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영 감독은 “선수들이 그동안 축구에 목말라 했는데 드디어 이번 주에 개막한다. 도전자의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고정운 감독은 “디비전시스템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이 출범식에 있게 돼 영광이고 책임도 무겁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선수, 지도자들과 열심히 할테니 더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김학철 감독도 “관심 가져주시고 운동장에 많이 찾아와줘서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