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도 FA컵에 한 번 나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라북도 정읍시를 연고로 하는 피닉스FC는 동호인리그, 정읍시 태극컵 축구대회, 정읍시축구협회장기 축구대회 등 여러 지역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이다. 지난 시즌 K5리그 전북권역에서는 1승 4패로 5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전주를 연고로 하는 파랑새FC, 익산에 있는 청우FC 등과 함께 K5리그 전북권역에서 경쟁한다.
24일 익산축구공원에서 열린 K5리그 전북권역 개막전. 피닉스FC는 청우FC와의 맞대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내내 세찬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양 팀은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온 몸을 던지는 투혼을 보였다.
이 날 경기에 출전한 배승열은 피닉스FC의 감독이자 선수로 활약 중이다. “비가 와서 추운 것도 있지만 저희는 일반인들이다보니 전·후반 총 80분의 경기 시간이 긴 것 같네요(웃음). 그래도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에 비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배승열 감독은 고등학교까지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선수 출신이지만 부상으로 진학을 포기하고 지금은 회사원으로서 일상생활에 충실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나가는 피닉스FC 활동은 그에게 있어 ‘힐링’이나 마찬가지다. “올해로 감독을 맡은지 6년이 됐습니다. 평일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매주 일요일마다 정읍에 있는 생활축구팀과 연습경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습니다.”
좋은 분위기 덕에 배승열 감독은 피닉스FC에서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다. “저희 팀은 약 50명 정도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연령대와 상관없이 팀이 골고루 화합하고 있어요. 나이가 많은 회원들은 뒤에서 동생들을 성심성의껏 도와주고 계시고요. 2~30대 회원들도 나이가 많은 회원들과 잘 어울리고 있어서 분위기는 최상입니다.”
1993년 창단해 20년이 훌쩍 넘은 피닉스FC, 배승열 감독에게 이 팀은 자부심이다. 부상으로 인해 축구를 향한 꿈을 포기해야 했지만, 그래도 피닉스FC가 있어 배 감독은 만족을 느낀다. “피닉스FC는 정읍 지역에서 유일하게 K5리그에 소속되어 있어요.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도 냈고요. 전통 있는 팀에 소속돼 있어서 자부심이 큽니다.”
“K5리그에서 뛴다는 건 어찌 보면 저 같은 선수 출신 30대에게는 한 번 더 꿈을 꿀 수 있는 무대인 것 같아요. 축구선수를 꿈꿨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했는데, K5리그를 통해 이루지 못한 꿈을 다시 한 번 꿨다고 할까요?”
올해 목표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씻는 것이다. 배승열 감독은 분명하게 FA컵 진출을 언급했다. “일단 K5리그 권역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싶어요. 팀에 저처럼 축구를 했던 회원들도 있으니 한 번 정도는 FA컵에도 나가보고 싶고요. 그래야 젊은 선수들이 더 활발하게 축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