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이종성기자] K3리그 경주시민축구단의 손현준 감독은 2020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에서 만나게 될 K리그1 포항스틸러스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기동 감독과의 친분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손현준 감독이 이끄는 경주시민축구단은 지난 6일 열린 평택시티즌FC와의 FA컵 2라운드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3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은 손 감독은 “김기동 감독과는 친구인데 우리가 한 수 배우는 자세로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FA컵 3라운드는 오는 7월 1일 열린다.
손현준과 김기동은 1972년생 동갑내기다. 둘은 같은 소속팀에서 뛰거나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장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면서 친분을 키웠다. 특히 지도자가 되고 나서는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면서 더 가까워졌다.
30대 초반인 2003년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손현준은 코치 생활을 거쳐 2016년 8월 대구FC 감독대행을 맡아 팀의 승격을 이끌었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 대구FC 정식 감독을 맡았으나 시즌 도중 사퇴했다. 이후 K3리그 춘천시민축구단(2018~2019)을 거쳐 올해 경주시민축구단에 부임했다. 반면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되는 2011년까지 현역 생활을 한 김기동은 남자 U-23 대표팀(2013~2016), 포항스틸러스(2016~2019) 코치를 거쳐 지난해 4월 최순호 감독의 후임으로 포항 사령탑에 올랐다.
사뭇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친구는 FA컵 무대에서 만나게 됐다. 손 감독은 친구가 이끄는 포항과의 맞대결에 대해 “김기동 감독이 온 이후로 포항의 스타일이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우리로서는 상대하기 버거운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아직 시간이 있으니 잘 준비해서 선수들이 즐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게끔 만들겠다”고 말했다.
친구인 김기동 감독에 대해 묻자 손 감독은 “작년에 힘들 때 포항을 맡아서 좋은 팀을 만들었다. 감독으로서 자질이 있고, 인성도 뛰어나다.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좋은 팀을 만드는 멋진 감독이 됐으면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비록 우리가 밑에 있지만 한 수 배우는 자세로 멋진 경기를 해보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끝으로 손 감독은 “천운이 따라 포항과의 경기를 이길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보다는 우리 선수들이 발전하면 좋겠다. 프로와 경기하면서 도전 정신이 몸에 밸 수 있게끔, ‘좀더 노력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으면 좋겠다”r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