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복
참 많은 비가 내렸지요
연이어 할퀴어간 태풍에
한숨은 산을 넘고 애간장은 바다를 건넜습니다
가뜩이나 코로나 19 에 너덜너덜한 일상을
그토록 야속하게 몰아친단 말인가
엄청난 무더위가 오리라던 2020 년 여름은
에어컨 가동해볼 틈도 없이
비로 뜨거웠고 태풍으로 땀범벅이 되었지요
달무리의 심술은 사나워도
해시계는 계절의 갈피를 넘깁니다
어김없이 가을은 화려한 옷자락을 펼쳐가네요
아침저녁으로 흰 이슬 떨구는 서늘한 날씨가
단풍 매무새를 선연하게 어루만지겠지요 .
띄엄띄엄 서성이는 세상에서도
세월 알갱이들은
가을 모퉁이를 알알이 익혀가겠지요
햇살의 열기는 쉬 식어가고
어스름 공기는 차갑습니다
마스크로 볼을 감싸면
볼 맨 소리 안 나온답니다
콧김도 따스해진다 하네요
한걸음이라도 더 떨어져서 살피면
건강도 보인다는 2020년 가을입니다.
오연복 프로필?
시인, 기자, 작사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신문예문학회 부회장,
샘터문인협회 부회장, STN 취재본부장
수상 ? 대한민국인물대상(2014), 샘터문학상[본상] 대상(2018), 천등문학상 본상(2020)
시집 : <세상에서 가장 긴 詩>
공저 ? <사립문에 걸친 달그림자> <사랑, 그 이름으로 아름다웠다> 외 다수
가곡작시 ? <물푸레나무 타령> <시인의 아내> <부다페스트 아리랑>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