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김강산기자] # 평소 일시쉼터를 이용하던 A는 최근 친구와 고시텔을 얻어 지내고 있다. 코로나가 심각한 요즘,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쉼터 이용이 꺼려져서다. 친구와 알바를 해서 고시텔 월세와 생활비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알바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월세내기도 어려워 하루 한 끼를 때우기도 힘든 상황이다.
# 가정폭력으로 가출을 한 B는 쉼터에서 연계해 준 기숙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코로나로 기숙사가 폐쇄되면서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지만 부모님은 일자리도 잃었고,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요즘은 힘들 때 밥도 사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던 상담선생님을 만나기도 어렵고 집에만 있으니 우울하고 무기력한 상황이다.
서울시가 가출 등으로 열악한 상황에 놓인 위기 십대여성들이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위기를 만나 절망하지 않도록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종합지원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조기발견 후 일시보호, 건강과 자립지원에 이르는 기존의 지원체계는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중단 없이 이어나가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새로운 방역?지원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집중하고 있다.
우선, 현재 총 11개소의 서울시 위기 십대여성 지원기관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SNS와 전화 등을 통한 상담과 진료를 계속하고 있다.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해 안색이나 몸의 움직임 등을 파악하는 식으로 비대면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긴급진료가 필요한 경우엔 직접 찾아가 병원동행 등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18년 5월 ?서울특별시 위기 십대여성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총 11개소의 지원기관(붙임2)을 통해 위기 십대여성을 지원하고 있다. 11개소는 ?서울시 위기 십대여성지원시설(4개소) ?청소년 성매매 방지 전문 상담소(2개소) ?숙식이 가능한 청소년 성매매 피해자 지원시설(5개소)다.
또,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식료품, 속옷, 생리대, 세면도구, 방역물품 등은 ‘긴급물품 꾸러미’로 만들어 비대면 전달한다. 대표적인 생계유지 및 일자리 지원책인 ‘수공예품 만들기 프로그램’도 화상수업으로 전환해 교육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다각도의 새로운 지원책도 마련 중이다. 쉼터에 머물면서 학교에 다니는 십대여성들이 원격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노트북과 태블릿PC 50여 대를 청소년 성매매 피해자 지원시설 등에 지원한다.
또, 생계 등을 이유로 성매매에 유입되지 않도록 서울 전역 경찰서와 연계해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는 등 보호망도 두텁게 하고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로 변화된 상황에 맞춰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은 ?심리?정서 등 건강지원 강화 ?자립 및 생계지원 ?일시보호 ?조기개입 및 성매매 방지 사업 등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일자리도 구하기 어렵고 갈 곳이 없어진 위기 십대여성이 더욱 열악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생계를 위한 성매매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가족돌봄이 부재한 상황에서 지원기관 이용도 어려워지면서 사회적 관계망이 줄어들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우울?불안?분노 등 정신건강도 위험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첫째, 신체적?정신적으로 취약해진 위기 십대여성들이 사회적 안전망으로부터 고립되지 않도록 비대면 건강 상담 및 진료, 방역교육 및 물품지원, 생리대 등 건강용품을 지원하고 있다.
‘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나는봄)’은 SNS·전화상담을 지속할 뿐 아니라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한 심리·진료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해 위기관리를 하고 있다.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한 결과, 상담자가 이용자의 표정, 몸짓 등 비언어적 표현을 파악할 수 있고 이용자가 지내는 곳의 환경도 확인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자해를 반복하는 십대여성에게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대체의학 전문가(한의사)가 이용자의 안색 및 혀의 상태, 몸의 움직임 등을 파악하면서 기존의 진료가 단절되지 않도록 보완하고 있다.
긴급한 진료가 필요한 경우 십대여성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방문상담, 병원동행 등의 의료지원을 하고 있으며, 내원하는 경우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산부인과?치과 등 진료를 1:1 예약제로 실시하고 있으며 무료이다.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올바른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개인방역에 대해 교육하고 마스크,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과 매달 생리대 및 약품키트 등 건강용품도 지원한다.
다른 기관들도 심리?정서지원을 위해 책, 퍼즐, DIY 키트 등을 배송하고 있으며 십대여성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기관 내에 노래방 부스를 설치하기도 했다.
둘째, 코로나19 여파로 생계가 더 어려워진 십대여성에게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비대면 학습과 일자리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 기관 휴관에 따라 긴급물품 꾸러미 전달, 찾아가는 맞춤형 생필품 지원 사업 등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자립지원 기관인 ‘늘푸른교육센터(관악?강북)’는 화상회의 플랫폼 등을 활용해 개인 수준에 맞는 수공예품 만들기 등 일자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개인별 학습지도와 진로교육 등도 지속적으로 운영해 교육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특히, 실무자들은 일상생활이 무너지기 쉬운 위기 십대여성들에게 개인별 하루일과를 계획하도록 돕고 시간별로 과제를 주고 수행 결과를 일일이 확인해 일상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회의, 토론 등 소그룹 프로그램을 운영해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정서적 지지를 하고 있다.
기존 청소년 밀집지역에서 운영하던 ‘찾아가는 자립교실’을 오픈채팅방과 실시간 동영상 채널로 옮겨 교사들이 재밌게 제작한 다채로운 교육영상을 올리고 실시간 대화를 통해 위기 십대여성들의 참여를 높여 기관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돕고 있다.
또한 생계유지를 위해 식료품, 속옷, 세면도구 등으로 구성된 긴급물품 꾸러미를 지원하고, 근거리에 거주하고 있는 위기 십대여성에게는 워킹스루로 도시락, 샌드위치 등을 제공한다. 그 밖에도 고시원 등에서 거주하는 위기 십대여성들이 생활고로 끼니를 거르거나 생필품이 떨어졌을 때 연락하면 필요한 식품과 물품을 직접 전달하는 ‘찾아가는 맞춤형 생필품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부족한 신체활동과 영양 불균형 방지를 위해 화상앱 등을 활용해 요가 등 체육활동을 새롭게 지원하고, 가정식 배달, 모바일 도시락 쿠폰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지원물품도 다양화한다. 옷이나 신발 등 원하는 종류, 사이즈를 골라 휴대폰으로 전송하면 생리대, 생필품, 방역물품 등 함께 택배로 배송한다.
생계지원을 위해서는 수공예 키트 등을 배송해 강사와 실시간으로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활동시간을 늘려 활동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시는 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와 함께 기업 등 후원금으로 생계 및 건강 위기에 처한 십대여성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셋째, 코로나19 상황에 생활쉼터 입소가 어려워진 위기 십대여성의 긴급보호를 위해 ‘시립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나무)’에서 일시쉼터를 운영 중이다.
철저한 방역을 위해 이용공간을 수시로 환기?소독하고, 마스크 착용 및 손소독 등 방역 및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할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스스로 자기관리가 될 수 있도록 방역물품 키트를 나눠주고 있다.
SNS, 모바일메신저 등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면 차량을 이용해 긴급구조를 실시하고, 경찰서 및 1366 등 상담소, 유관기관을 통해 연계된 위기 십대여성들을 보호한다.
넷째, 서울시는 가출 등 위기 십대여성들이 생계 등의 이유로 성매매에 유입되지 않도록 온라인 상담 등 조기개입을 강화했다. 서울전역 경찰서와 연계해 피해 청소년 경찰조사 시 전문 상담원이 동석해 지원하고 있다.
시립 다시함께상담센터 ‘청소년 특별전담실’은 31개 서울지역 경찰서 아웃리치를 실시해 성매매 피해자 지원 안내, 상담소 등의 지원기관 연계 활성화를 도모하고, 피해 청소년 경찰조사 시 전문 상담원이 동석하여 상담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성매매피해를 경험했던 ‘또래 상담원’이 직접 조건만남 유입 비율이 높은 SNS와 랜덤채팅앱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온라인 찾아가는 상담’ 등을 통해 지원기관 정보제공과 상담 등의 지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 청소년 성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는 온라인 성매매 유인 환경을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 시민 감시단’(1,000명)등 시민 참여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 인터넷 시민 감시단’은 지난 10년 동안(‘11.~’20.6) 성매매 알선 광고 398,711건을 신고하여 322,753건에 대해 삭제, 접속차단, 이용 해지하는 결과를 거뒀다. ※처리 중인 35,202건 제외
시는 ‘시민 감시단’의 신고 자료를 기반으로 추가 증거채집과 업소 현장검증 등을 통해 821명을 신고?고발(‘15.6 ~’20.9)하였고 이중 173건이 형사처분 받았다. 기소 결과로 추산된 벌금 및 몰수 추징금은 17억원에 달하는 등 실질적 성매매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반(反) 성매매 온라인 플랫폼’(http://gamsi.dasi.or.kr)을 전면 개편해 인터넷 시민 감시단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는 성매매 유해환경을 감시하고 적극 신고할 수 있게 했다. 다양한 인식개선 캠페인과 온라인 활용 대중강좌 등을 실시해 시민 감시의식 제고와 참여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반 성매매 온라인 플랫폼’은 신고 기관별로 일일이 찾아가 신고해야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성매매 관련 정보들을 한 번에 신고할 수 있는 통합 신고 창구다. 주요 온라인 포털 사이트, SNS(유튜브, 트워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어플리케이션(App) 상의 성매매 유인 및 알선 광고,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성매매 업소, 성매매 암시 불법 전단지 및 문자 등이 신고 가능하다.
한편, 서울시는 코로나19로 기관들이 휴관에 들어갔지만 1:1 비대면 접촉과 방역 등으로 업무량이 늘고 있는 종사자들을 위한 ‘소진예방 프로그램’ 예산을 두배로 신체적?정신적 건강지원에 나선다.
위기 십대여성들의 상황이 열악해 질수록 이를 지원하는 실무자들의 노고도 늘어나고 있다. 1:1 비대면 접촉과 방역 등으로 업무량도 늘었지만 무기력해지는 십대여성들의 일상 관리와 심리적 방역까지 챙기는 일은 더 많은 공이 들어간다. 게다가 자해와 자살충동 등 위기 십대여성들의 위급한 상황에 대처해야하는 종사자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지쳐가고 있는 상황이다.
송다영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위기 십대여성들은 가정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며, “서울시는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위기 십대여성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사각지대를 적극 발굴하고 십대여성의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사업을 더욱 활발하게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