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중 시인?수필가?가수
‘내일은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프로가 불 붙인 트로트 열풍이 뜨겁다. 게다가 나훈아까지 가세하여 그 열기가 더욱 뜨겁다. 요즈음 트로트가 대세가 되었고 트로트는 힘이 매우 세다. 코로나 블루(우울증) 및 코로나 레드(분노)로 고통받는 마음까지 달래주고 있다.
임영웅가수가 부른 ‘바램’과 ‘보라빛 엽서’ 노래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끌었다. 그래서 대다수 사람들이 ‘바램’과 ‘보라빛 엽서’를 비표준어 임에도 표준어로 오인하기 십상이다. 표준어는 ‘바람’과 ‘보랏빛 엽서’이다.
바람은 대기 중에 부는 바람으로만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이 바램을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였고 ‘바램’ 노래가 이에 가세를 했다. 바람(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바라다의 명사형이고, 바램은 색이 바래다의 명사형이다. 따라서 ‘바램’은 비표준어이다.
또한 해마다 봄이면 사랑을 많이 받는 노래가 있다. 바로 85년 MBC강변가요제 장려상 수상곡인 ‘민들레 홀씨 되어’ 이다. ‘이브의 경고’ 노래를 불러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은 박미경가수가 불렀다 .
봄이 되면 민들레 하얀 꽃씨가 바람 따라 봄 하늘에 둥둥 떠다닌다. 이 노래로 인해 솜사탕처럼 하얀 민들레 깃털(갓털씨)을 홀씨로 잘못 알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어린이용 책에도 홀씨로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아카시아는 아까시가 올바른 용어이다. 아카시아는 다른 식물이다.
따라서 노래 제목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노래 가사도 마찬가지이다. 틀리기 쉬운 노래 가사로는 ‘사랑의’가 ‘사랑에’로 발음되니까 자칫 ‘사랑에’로 쓰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또한 ‘사랑이었나’가 ‘사랑이였나’로 발음되어 ‘사랑이였나’로 쓰는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작사가들은 단어선택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를 쓰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시가 가요나 가곡으로 불릴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시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필자도 예전에 ‘햇님’으로 알고 썼는데 나중에 ‘해님’이 맞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즈음 시낭송이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 시낭송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시낭송대회도 굉장히 많아졌다. 따라서 시인들의 사회적 역할이 커지고 있어 한편으로 반갑기도 하고 그만큼 책임감도 늘어나고 있다.
작사가나 시인들의 올바른 단어선택도 중요하지만 발음도 상당히 중요하다. 노래할 때나 시낭송할 때 발음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 그래서 시낭송대회에서 발음의 정확성도 채점요소로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까닭이’를 ‘까닥이’로 발음하지 않고 ‘까달기’로 발음하여야 한다. 필자도 가수로 데뷔할 때 ‘하늘’을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하눌’로 발음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지적해주어 시정을 하였다.
골프나 테니스를 처음 배울 때 힘을 빼라고 한다. 노래도 힘이 들어가면 발음이 딱딱해진다. 힘을 빼야만 노래가 자연스러워진다. 숙성된 포도주가 향도 좋고 가치가 있듯 노래도 숙성되어야 듣기 좋다.
포도주가 숙성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듯 노래도 많이 연습하고 시간이 흘러야 된다. 숙성되지 않은 노래는 듣기 거북하다. 숙성되고 맛있는 노래는 귀에 거슬리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쉬운 가사, 올바른 표현과 정확한 발음, 힘이 들어가지 않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노래, 오랜 시간 숙성되고 감정이 살아있는 노래. 그런 노래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 테스형’ 하고 나훈아가 애타게 부르는 소크라테스형을 문득 만나고 싶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노래는 힘이 매우 세다. 따라서 노랫말을 쓰는 작사가나 시를 쓰는 시인들은 단어선택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늘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크듯 작사가 및 시인,문인들의 사회적 책임도 막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