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WK리그 챔피언결정전이 12일과 16일 개최된다. 정규리그 1위(승점 55점) 인천현대제철, 정규리그 2위(승점 54점)이자 플레이오프 승리 팀인 경주한수원의 맞대결이다. 12일 열리는 1차전은 경주한수원의 홈구장인 경주 황성3구장에서, 16일 열리는 2차전은 인천현대제철의 홈구장인 인천남동경기장에서 열린다.
경주한수원은 9일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수원도시공사를 1-0으로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 진출권을 따냈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수원도시공사에 패했던 아쉬움을 되갚은 것이다. 올해는 정규리그 3위(승점 33점) 수원도시공사와의 승점 차가 컸던 만큼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이기도 하다.
경주한수원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인천현대제철의 아성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경주한수원은 창단 2년만인 2018년에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당시 챔피언결정전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명승부로 회자된다. 우선 경주한수원이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것이 첫 번째 반전이었다.
2차전은 압권이었다. 인천현대제철은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2-0으로 앞서가다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킥으로 골을 추가하며 1, 2차전 합계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연장전에서는 인천현대제철의 4-3 역전 이후 경주한수원의 막판 페널티킥 동점골로 4-4가 됐다. 승부차기에서는 인천현대제철의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가 맹활약을 펼친 끝에 인천현대제철이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와 팬, 관계자 모두가 진을 뺀 경기였다.
2년 만에 다시 왕좌에 도전하는 경주한수원은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각오다. 인천현대제철이 지난해까지 통합 7연패(정규리그 7연패, 챔피언결정전 7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운 최강팀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경주한수원 또한 많은 성장을 이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부임한 송주희 감독 체제 하에 현대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환경을 갖춰나갔다.
무엇보다 경주한수원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이번 시즌 전적에 있다. 경주한수원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인천현대제철을 상대로 2승 1무를 기록했다. 양 팀이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까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다. 인천현대제철이 경주한수원을 승점 27점 차로 크게 따돌리며 무패 1위를 기록했던 지난해와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경주한수원은 골키퍼 윤영글과 수비수 이세진, 정영아의 빈자리를 잘 채우고 있는 손다슬, 중원을 책임지는 박예은, 플레이메이커 전은하, 골잡이 나히 등 각 포지션마다 좋은 능력치를 보유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나히는 탁월한 피지컬과 파워로 상대 수비진을 헤집는다. 나히는 정규리그에서 인천현대제철을 상대로 두 골을 기록하며 경주한수원의 인천현대제철전 무패행진을 진두지휘했다.
왕좌를 지키려는 인천현대제철은 확실한 우승 DNA를 가지고 있다. 7년 연속 우승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베스트일레븐 전원을 국가대표로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선수층을 갖추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경주한수원을 상대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이 챔피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만, 이를 동기부여 삼아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각오다.
인천현대제철이 경주한수원보다 단연 앞서는 것은 바로 득점력이다. 인천현대제철은 정규리그 21경기에서 60골을 기록하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경주한수원은 43득점이다. 강채림 9골, 엘리 8골, 장슬기 8골, 최유정 8골 등 득점하는 선수도 다양하다. 그간 챔피언결정전의 해결사를 도맡았던 비야와 따이스가 지난해를 끝으로 팀을 떠난 상황에서, 어떤 선수가 인천현대제철을 왕좌로 이끌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