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조선호기자] 통합 8연패를 노리는 인천현대제철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네 차례나 골대를 맞히는 불운 끝에 경주한수원과 비겼다.
현대제철은 12일 경주 황성3구장에서 열린 2020 W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경주한수원과 0-0으로 비겼다. 두 팀의 2차전은 16일 현대제철의 홈구장에서 열린다. W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1,2차전 합계 스코어로 승부를 가리며 원정골 우선 원칙은 적용되지 않는다. 2차전에서 이기는 팀이 우승을 차지하며, 2차전도 무승부가 되면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실시한다.
이날 경기장에는 여자 국가대표팀 콜린 벨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곧 있을 여자대표팀 소집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양 팀에는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던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선수들은 벨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팀의 우승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치열한 몸싸움과 신경전이 경기 내내 지속됐다.
경기가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현대제철은 올해 경주한수원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1무 2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현대제철 선수들은 이번에도 질 순 없다는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반면 경주한수원은 7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현대제철의 아성을 깨겠다며 벼르고 나왔다. 올 시즌 사령탑을 맡은 송주희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경주한수원은 국내선수와 외국인선수의 전력이 조화를 이루며 현대제철을 견제할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팀은 전반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다. 결정적인 찬스는 경주한수원에게 먼저 찾아왔다. 전반 30분경 나히가 찔러준 스루패스를 전은하가 페널티박스 왼쪽 사각지대에서 왼발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김정미가 발로 막아냈다.
현대제철이 1분여 만에 반격에 나섰다. 오른쪽 측면에서 네넴이 올려준 크로스를 장슬기가 가까운 골포스트로 쇄도하며 감각적인 헤더를 시도했다. 하지만 장슬기의 머리에 맞은 공은 왼쪽 골포스트를 때린 뒤 경주한수원 골키퍼 윤영글의 품에 안겼다. 그러나 전반 막판 경주한수원이 두세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경주한수원의 기세가 오르자 정성천 현대제철 감독은 교체 카드로 반전을 꾀했다. 후반 19분 최유정을 빼고 외국인선수 엘리를 투입했다. 점프력이 좋은 엘리가 투입되자 현대제철이 공중전에서 우위를 점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엘리의 결정적인 두 차례 헤더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삼켰다. 엘리는 투입된 지 1분 만에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박스 왼쪽에서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했으나 볼은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나갔다. 10분 뒤에도 데자뷔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네넴이 올려준 크로스를 엘리가 같은 위치에서 머리를 갖다댔으나 이번에도 볼은 크로스바를 튕겼다.
현대제철은 후반 추가시간 이세은이 시도한 왼발 코너킥이 또다시 골대를 맞고 나오며 무승부에 만족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