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백제 미륵사지와 익산박물관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시집가서 / 서동방을 밤이면 / 몰래 안고 간다.’는 노래 서동요는 고려 시대 일연 스님이 지은 ‘삼국유사’의 무왕조에 실린 향가이다. 마을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며, 삼국유사 백제 편을 보면 이런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서동이라 불리었던 백제 무왕이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 선화를 사모하여 신라 땅에 가서 아이들에게 마를 주며 부르게 하였다는 노래다. 그러나 백제와 신라의 긴장 관계였기 때문에 불가능한 이야기라고도 한다.
최근에 비둘기 창작사랑방 회원들과 익산의 백제 미륵사지와 익산박물관, 그리고 교도소 세트장으로 문화여행을 갔다. 미륵사는 백제 제30대 무왕이 세운 사찰로 익산의 주산인 미륵산(과거에는 용화산이라 함) 남쪽 기슭에 위치한다. 삼국유사 무왕조에는 ‘왕이 부인과 함께 사자사(師子寺)를 가던 중 용화산 밑의 큰 연못에서 미륵삼존이 출현하자 사찰을 짓고 싶다.’는 부인의 청을 받아들여 연못을 메운 후, 법당과 탑 등을 세웠다는 미륵사 창건 설화가 전한다.
40여 년 전, 시작된 미륵사지 발굴조사에서 2만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었고, 미륵산 사자암 발굴조사에서 백제 및 통일신라의 기와와 토기, 암막새 등이 출토되어 삼국유사 기록의 신빙성을 높여준다, 그런데 익산 출생의 무왕은 익산 땅에서 백제의 영광을 재현하려 했다. 이 박물관은 미륵사지에 대한 발굴조사로 출토된 문화유산을 효율적으로 보존하고 전시하고, 교육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을 개관했다.
발굴하면서 백제 당시의 사찰 규모와 가람 배치를 확인하고, 창 건기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19,000여 점의 문화재를 정리하여 전시 중이다. 한편, 10여 년 전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 해체 보수 작업 과정에서 다량의 사리장엄구가 출토되었다. 박물관에는 미륵사지 석탑에서 연꽃잎과 넝쿨무늬를 정교하게 새긴 금동제 사리외호, 일본산 금송의 쌍릉 대왕릉 목관, 송림사 오층전탑, 감은사지 동탑 사리함 등이 있다. 5년 전에는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어서 익산시 성당면의 익산교도소 세트장에 갔다. 이곳은 독방, 면회실, 감시탑 등 실제 교도소를 재현한 곳으로 300여 편의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교도소 세트장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윌벤저스 여행지로 소개된바 있는 익산교도소 세트장이다.
15년 전부터 ‘런닝맨’,‘의문의 일승’,‘슈츠’ 등 각 방송국 대표 드라마뿐만 아니라 ‘말모이’,‘나쁜 녀석들’,‘신과 함께 2’, 1천만 명이 관람한 ‘7번 방의 선물’ 등이 이곳에서 촬영하였다. 교도소 관계자는 실제 교도소를 체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더 많이 주기 위해 호송 인도 차량 체험을 추가했다고 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죄를 짓는 것은 큰 잘못이라며 교육용으로 좋은 장소이다.
비둘기 창작사랑방 회원들과 함께한 전북 익산시 문화여행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신라의 선화공주와 백제의 서동 왕자의 사랑 이야기와 국립익산박물관 유물 등 새로운 글쓰기 글감을 얻어 기쁘다. 그리고 곡창지대 전라도 들판을 보며 좋은 추억도 만들었다. 코로나에 지친 시기 전염병 조심하며 10여 명이 밴을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희망, 치유, 쾌유를 생각하며 답답한 마음을 달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P.S. 이 글은 2,600자인데 지면 관계상 1,700자로 올림.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