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외 1편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기나긴 겨울동안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봄의 왈츠가 울려 퍼지는 음악을 듣고 싶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봄이 오는 소리’ 공연에 갔다. 60인조의 웅장한 양평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첼로와 리코더 그리고 색소폰 의 협연으로 한층 풍성한 봄의 선율이 되어 방청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봄을 기다리고 사랑을 노래하는 싱그러운 봄이 오는 소리의 첫 번째 곡은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을 연주했다. 비발디의 봄은 아름다운 새소리, 느긋하고 나른한 나날 아지랑이와 강아지소리, 목동의 춤으로 이어지며 청중들에게 아름다음 봄이 되라고 격려를 해준다. 이어서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 C장조를 이정란 첼리스트가 협연을 했다. ‘1악장 모데라토’는 독주와 총주를 날카롭게 대비시키고 반주의 음형이 바로크적임을 느꼈다. 바로크 음악은 16세기 말부터 18세기 중엽까지 유행했다. 재작년 세종문화회관에서 바로크 음악을 연주하는‘알테 무지크 서울’연주단이 그 시대의 악기들과 의상으로 연주하여 오래 기억이 난다. 2부의 첫 곡,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 ‘제 1악장 스타카토’는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제곡이나 배경음악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음악의 아름다움 때문 많은 사람들이 즐겨 듣고 있다. 이 곡은 귀에 익숙한 선율로서 오케스트라의 연주 속에 또 다른 감동으로 피어났고, 인생의 고뇌가 깊게 배어있어 일상에 지친 관객들을 부드럽게 다독여 주었다. 마지막으로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교향곡'은 연주가 웅장하다. 운명 교향곡이라는 별칭은 다른 나라에서는 쓰이지 않고,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그렇게 부른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베토벤은 큰 시련을 겪고 있었는데, 30대 중반의 그의 귀는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이 곡은 1악장에서 시련과 고뇌가, 2악장에서 다시 찾은 평온함이, 3악장에서 쉼 없는 열정이, 4악장에서 도달한 자의 환희가 느껴진다. 특히 제4악장은 소나타 형식의 장려한 피날레와 전 악장으로부터의 기대와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개선가처럼 제시된다. 그동안 많은 오케스트라단을 만났지만 이번 연주회 안두현 지휘자의 ‘양평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의 군(郡) 단위 오케스트라로 5년 전 젊은 연주들로 구성되었는데 힘차게 멋진 연주를 해주었다. 영국 수필가 월터 페이트는 ‘모든 예술은 음악의 상태를 동경한다.’고 했다. 음악에는 모든 아름다움과 조화로운 요소가 녹아들어 있다. 그리고 청중 누구나 감동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선율이 포함되어 전문 음악인이 아니라도 좋아하는 예술이다. 바이올린과 첼로, 리코더 그리고 색소폰과 오케스트라가 봄의 향기를 협연할 때, 바라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시간이었다. 우리에게 음악은 즐거움의 바다이며, 힘차고 당당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봄이 오는 소리에 맞추어 젊은 단원들로 구성된 양평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긍정과 희망의 힘을 주었는데, 지방의 오케스트라가 국내와 해외에서 더욱 박수 받는 교향악단이 되길 고대한다. P.S. 이 원고는 3,300자인데 지면 관계상 1,700자로 올림 / 논설위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