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최현숙기자] 2021년 가장 압도적인 올해의 여성영화 '갈매기'가 7월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연출을 맡은 문제적 신예로 주목받고 있는 김미조 감독의 이전 단편 필모그래피 또한 눈길을 끌고 있어 화제다.
영화가 던질 수 있는 가장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 '갈매기'는 일평생 스스로를 챙겨본 적 없는 엄마 ‘오복’이 험한 사건을 당한 후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편견에 맞서 진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담았다.
지난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받은 화제작으로, 제68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TVE 어나더 룩 특별언급, 제28회 함부르크영화제, 제36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 제57회 대만금마장영화제를 비롯해 전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진출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갈매기'로 성공적인 장편 데뷔를 해낸 김미조 감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미조 감독은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출신으로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에듀케이션' 김덕중 감독, '흩어진 밤' 김솔, 이지형 감독과 동문이다.
김미조 감독은 일관되게 여성이 마주하는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오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첫 단편영화 '혀'(2017)는 지난 밤 선생님이 자신에게 혀를 넣었다고 주장하는 ‘마음이’와 그런 적이 없었다며 펄쩍 뛰는 선생님.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규성을 담으며 위계에 따른 성폭력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더불어 폭력을 행사하고도 반성하지 못하는 인물에게 시원하게 고함치는 여성들의 모습을 그리며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다.
두 번째 작품 '혐오가족'(2019)은 변태 성욕자 아빠, 분노 조절 장애를 가진 엄마, 여성을 혐오하는 아들, 남성을 혐오하지 않는 여성을 혐오하는 딸로 구성된 혐오 가족이 어느 날 아빠의 제자이자 여성인 ‘소진’을 마주하면서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상실한 모습을 보이는 이야기를 실험적인 연출로 그려냈다.
김미조 감독의 장편 데뷔작 '갈매기'는 이전에 만든 단편영화에서 꾸준히 이야기했던 주제를 힘있는 내러티브 속에서 더욱 심도 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가족과 동료들의 무리 속에서도 외로운 주인공 ‘오복’의 심리는 인물의 상황을 묵묵하게 따라가는 카메라에 의해 뛰어나게 표현된다.
각자의 이해관계 때문에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도움이나 증언을 뿌리치는 주변 인물들,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보여주는 대사까지 우리 사회 속 생각해볼 만한 여성 문제를 예리하게 담아낸 감독의 내공이 돋보인다.
‘오복’을 연기한 정애화 배우와 다른 출연진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이끌어낸 디렉팅과 사건의 또다른 주인공처럼 느껴지는 로케이션 선정도 장편영화 연출 데뷔작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더한다.
우리 사회를 향한 예리한 시선과 묵직한 질문을 던져온 화제의 신예 김미조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갈매기'는 7월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