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현
일곱 세대 작은 섬마을 가장 큰 방
소성남도 대용교실 공부 방 학교 분실이다
개교하여 이년이 지나니 주인이 쓴단다.
급해진 마을에서는 집 한 채 크기의 교실 한 동을 짓자고 한다.
그 속에 스승의 자치 방도 끼어 있다
산에는 소나무들이 널려 있으니 바로 마을 울력으로 시작한다.
교실 터는 마을 맞은 편 외 딴 섬 자락
돌로 담을 쌓고 소나무로 기둥, 석가래, 상량들보를 올렸다
지붕에는 반죽된 흙을 깔고
교육청에서 보내 준 슬레이트로 덮었다
학교 비품은 중형 칠판 한 개,
풍금 한 대, 이인일조 책상 다섯 조이다
연세 많은 어르신 축도하고 마을에서 밥과 술을 준비했다
스승도 동네 닭 한 마리를 사서
초라한 낙성식을 축하했다
신축교실, 열 명의 제자와 이사를 갔다
새로운 흙냄새 새로운 소나무 송진 냄새
공부방이 따로 있고 자취방이 따로 있으니
스승의 마음은 넉넉하다
호젓한 밤, 밤 파도가 스승의 자취방을 흔든다.
여느 때면 애인처럼 같이 놀자고
“철썩철썩”부드럽게…
짠 냄새 바닷 바람에
총총 별만 반짝이는 밤이 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