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최현숙기자]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조선 시대 기록화인 <화성원행도병(華城園幸圖屛)>의 8폭 병풍 중 군사훈련이 표현된 <서장대야조도(西將臺夜操圖)>를 바탕으로 복식·기물·지형·건축·훈련 절차를 고증하고 이를 3차원 입체로 시각화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실감 콘텐츠를 개발하였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은 정조의 원대한 정치적 포부가 담긴 전략 도시였으며, <화성원행도병>은 1795년 정조가 화성에서 거행한 행사를 담아낸 기록화다. 그 중 <서장대야조도>는 1795년 윤2월 12일 장용외영 군사들과 화성 주민이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진행한 수원화성 성곽 방어훈련을 묘사한 그림이다.
근래에도 <화성원행도병>이나 <서장대야조도>를 디지털로 구현한 영상제작 등 사례들이 있었으나, 훈련에 참여한 전체 군사들의 복식과 기물을 상세히 고증하고 군사훈련의 규모와 군사 배치까지 고려하여 증강현실 3D로 시각화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서장대야조도>의 증강현실 실감 콘텐츠는 조선왕실 행사의 단편적인 모습을 획일적으로 보여주는 기존의 사례들보다 심도 있는 고증을 통해 사용자가 다양한 조선 시대 군례에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야간에 진행된 군사훈련(야조식)을 증강현실로 생생하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연구·개발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구체적으로 사용자에게 검증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참여자 복식인 갑주(甲, 갑옷과 투구)·융복(戎服)·군복(軍服)·마부복(馬夫服), 평상복(平常服) 등 14종 163건과 국왕의 위의(威儀)를 상징하는 기물 26종, 군영의 무위(武威)를 상징하는 깃발 49종, 기타 무기와 군영 기물 등 총 108종을 고증하였고 그 결과를 3D 형태로 증강현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수원 화성 건축물들의 축적된 기초 자료를 바탕으로 3D 데이터가 제작되었으며 <서장대야조도>의 구도 분석, 지리정보시스템(GIS)를 활용한 지형 복원을 거쳐 그림과 유사한 지형모형을 제작하였다.
본 야간군사훈련 증강현실 콘텐츠는 실제로 제작된 지형모형에 태블릿의 카메라를 비추면 고증된 가상 3D콘텐츠(복식·기물·건축·지형)들이 증강되고 1000명 이상이 참여한 군사훈련 모습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증강된 개별 병사와 기물 콘텐츠를 태블릿 화면을 만지며 새롭게 고증된 정보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콘텐츠는 오는 9월 9일 경주에서 개최되는 ‘2021 국제문화재산업전(9.9.~11.)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전통문화 콘텐츠를 선도하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디지털 콘텐츠로 재현한 <서장대야조도>가 문화유산과 디지털 분야의 학제 간 협력과 융복합에 대한 선도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재청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정부혁신의 하나로 학제 간 융합을 통해 전통문화 콘텐츠를 꾸준히 창출하고, 가상증강 현실, 확장 현실, 메타버스 등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전통문화를 알리는 디지털 문화유산 전문가를 양성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