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이학범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미정리 체납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 한 해 동안만 9조5천2백84억원이 발생했다. 전국 7개 지방청 중 서울청의 체납액이 2조6천1백2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중 강남3구 체납액 비중이 43.7%에 달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김포시갑)이 23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의 미정리 체납액이 15년 이후로 매년 7조원 이상 발생했고, 16년 이후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인 가운데 2020년 사상 최대치인 9조 5천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개인과 법인에 대한 체납액 역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전체 체납액 9조5천억원 중 6조1천억원이 개인, 3조4천억원이 법인 체납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청별로 보면 전국 7개 지방청 중 서울청이 2조6천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중부청이 2조3천억원으로 두 번째, 부산청과 인천청이 각각 1조3천억원씩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청 7천억원, 대구청 6천억원, 광주청이 5천9백억원으로 지역별 편차도 크게 벌어졌다. 지방청별로도 체납액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미정리 체납액이 매년 다음 해로 이월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서울청 2조 6천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1조1천억원이 강남3구에서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 관할서는 강남, 삼성, 역삼, 서초, 반포, 송파, 잠실세무서에 해당한다.
강남3구에서는 최근 5년간 매년 1조원이 넘는 체납액이 발생해왔고, 매년 서울 전체 체납액 중 50%에 가까운 체납 비율을 기록해왔다. 2019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오히려 2018년보다는 감소한 것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만도 볼 수 없는 것이다.
고액·상습 체납자 및 체납액 비율도 서울 전체의 19.8%에 달했다. 고액·상습 체납자란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체납자로, 매년 명단이 공개 된다.
이에 김주영 의원은 “강남3구에 현금을 유동적으로 사용하는 사업자들이 몰려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과 관계없이 강남3구에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비율로 체납과 고액·상습체납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로 민생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일수록, 걷어야 할 세금은 제대로 걷고 지원해야 할 쪽은 확실히 지원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위기에 처한 생계곤란 체납자 등에 대해서는 확실히 지원하고, 그와 관계없이 강남3구에 몰린 체납에 대해서는 일선 세무서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철저히 발본색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