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이학범기자] 강민정 의원(열린민주당 원내대표, 교육위원회)은 10월 14일 서울대병원, 강원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국립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발발 이후 누구보다 일선에서 코로나와 싸우고 또 코로나19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었던 간호사분들이 마주한 현실과 일상은 ‘덕분에 캠페인’이 민망할 정도로 너무나 열악”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4.2명으로 OECD 평균인 7.9명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고, 간호사 1인당 평균 환자 수도 16.3명으로 해외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여 매우 높다. 강민정 의원실에서는 국립대학병원의 간호직 정원대비 현원 현황을 확인해 보았는데 이날 감사 대상 기관인 서울대병원, 강원대병원,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 모두 현원이 정원에 비해 부족하였다. 특히 강원대병원,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의 경우 2018년 이후 단 한 번도 간호사 정원이 충족된 적이 없으며, 충남대병원의 경우에는 본원과 분원을 합쳐 해마다 수백 명의 간호사가 부족한 현실이었다(2018년 129명, 2019년 436명, 2020년 320명, 2021년 396명의 간호사 부족). 이에 대해 충남대병원 윤환중 원장은 “분원이 새롭게 생기면서 발생한 공백이라며 향후 차차 정원을 채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민정 의원은 “분원이 생기기 이전부터 대규모 간호사 미충원 사태가 발생하였다”며 “병원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간호사 미충원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질타했다.
더불어 강민정 의원은 “병원 업무의 성격상 소위 ‘나오데’(나이트, 오프, 데이)와 같은 3교대 근무를 일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간호사들이 정원 미달 상황 속에 많은 환자까지 돌보다 보니 과중한 업무부담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라며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은 이러한 현실의 불가피한 결과”라고 밝혔다. 강민정 의원실에서는 퇴직 간호사 가운데 입사 5년 이하 간호사의 비율을 확인해 보았는데, 치과병원 등 극소수 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에서 그 비율이 매우 높음을 확인하였다. 충남대병원은 본원의 경우 136명 퇴직자 가운데 123명(90.44%), 분원의 경우 24명 퇴직자 가운데 24명 즉 100%가 입사 5년 이내 퇴직하신 분들이었다. 충북대병원은 2020년 129명의 간호사가 퇴직하였고 그중 92.25%인 119명의 간호사가 입사 5년도 채 되지 않아 퇴사하였다. 강원대병원은 78명의 퇴직 간호사 중 67명(85.89%)이, 서울대병원의 경우에는 142명 중 108명이(76.05%) 입사 5년 이내 퇴직한 간호사였다.
간호사들의 높은 또 잦은 이직은 이른바 ‘임용후보자’라는 독특한 채용시스템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임용후보자 제도는 간호직 채용에 최종 합격한 사람이 곧바로 근무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임용후보자로 등록하여 병원이 필요한 시기에 ‘부르면’ 근무를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종의 ‘선채용 후근무’ 시스템인데 이를 도입한 주된 이유는 간호사들의 이직이 잦은 상황 속에서 수시 채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강민정 의원은 “이러한 임용후보자 시스템 자체가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그로 인한 높은 이직의 현실을 반증하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금 1년째 대기 중인 299명의 임용후보자가 있는데 이렇게 국립대학병원이 간호사들의 잦은 이직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 대안 마련 없이 채용대상자들을 대규모로 확보해두고 1년이고 2년이고 마냥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