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임 장순기자] 우승팀 뒤에는 반드시 준우승팀이 있다. 역사는 우승팀만을 기억하지만, 최선을 다한 준우승팀의 가치도 인정받아야 한다. 지난해 각 리그를 수놓은 빛나는 2등을 ‘KFA 홈페이지’가 만나봤다.
“첫술에 배부르겠습니까. 다음에는 우승하라는 신호겠죠.”
동의대는 지난해 U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팀 중 하나였다. 주위의 예상을 깨고 U리그 왕중왕전 결승에 오르는 결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결승에서도 사상 첫 우승에 거의 다가설 뻔했다. 동의대는 전주대와의 결승 맞대결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동의대와 전주대의 결승전은 막판까지 흐름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두 팀은 치열하게 맞부딪히며 우승컵을 놓고 격돌했다. 양보 없는 승부였기에 동의대로서는 준우승이 아쉬운 결과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장철민 감독은 아쉬움보다 후회 없는 한 판을 한 것에 만족해했다.
“(전주대의) 선수 스쿼드를 보면 우리가 쉽게 이기는 것은 어려웠어요. 가능한 선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운동장에서 준비한 만큼만 쏟아내자고 했죠. 준우승을 기록한 것은 저희들의 실력이 거기까지였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어요. 다음에 우승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야죠.”
동의대는 부산지역의 강팀이지만 최근에는 U리그나 전국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다소 정체되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U리그 11권역에서 9승2무1패로 권역우승을 차지했으며 왕중왕전에서도 결승까지 오르는 성과를 냈다. 동의대가 전국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2004년 제59회 전국대학축구선수권대회(당시 준우승 기록) 이후 17년 만이다.
무엇보다 U리그에서 낸 빛나는 성과가 팀에 위닝멘탈리티를 불어넣었다는 것이 동의대가 얻은 최고의 수확이다. 장철민 감독은 동의대의 U리그 준우승이 부산축구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제가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만 해도 동의대, 동아대 등 부산지역 대학축구부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상위권 팀에 속했죠. 그런데 최근에는 부산지역 팀들이 대회에 나가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는 경우가 드물어요. 몇십 년은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번에 저희가 U리그에서 낸 (준우승) 결과를 계기로 부산의 대학축구가 다시 도약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부산에 있는 고등학교 선수들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게 대학이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동의대는 지난해 준우승 영광을 뒤로 하고 올해 새로운 목표를 위해 다시 뛴다. 다른 대학팀도 비슷하겠지만 매년 1월은 새로운 선수를 맞이하고 팀의 색깔을 새로 짜느라 감독으로서는 정신없는 시기다. 장철민 감독은 팀의 연고지인 부산에서 시즌을 대비한 전력 구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월부터 부산에서 훈련을 시작했어요.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 부산에서 계속 조직훈련과 체력훈련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다행히 많은 프로팀들이 부산을 포함한 남부 지방에서 훈련을 갖기 때문에 어느정도 조직력을 갖춘 후에는 프로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시즌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목표는 우승이다. 지난해 우승 문턱까지 간 만큼 올해는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장철민 감독의 굳은 각오다. “모든 지도자라면 우승이 목표 아니겠어요. 지난해보다 더 노력하는 것은 물론이고 올해는 운까지 따라줘서 우승을 맛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학원팀들의 최대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전국체전인데 올해는 전국체전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과를 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