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보고 싶습니다
박가을
햇살이 비추는 창가
높이 떠 있는 조각별을 바라보며
시방 바람처럼 떠돌다 당신 곁으로 갑니다
철제 침대에 누워서
거칠게 몰아치던 어둠 속을
혼미한 세계를 더듬거리며
손끝은 이미 당신을 향해 번호를 누릅니다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없습니다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에서
가물가물 꺼져가는 순간에도
그대가 너무 보고 싶어졌습니다.
아니, 곁에 있어야 살 것만 같았습니다
백열등이 눈앞을 가로막을 때
심장이 뛰는 소리만 귓가에 맴돌고
흰 가운을 입은 천사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눈을 떠 보세요
뺨을 때리며 보이냐고 묻습니다.
눈가에 눈물이 흘러내릴 때
어렴풋이 손뼉 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순간 환하게 웃음 짓던 모습
그 사랑스러운 얼굴
당신이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찰나의 순간, 생명줄이 살아났습니다
지금은
그 사람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작은 존재입니다
그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내 생명 한줄기 세포가 되어버렸습니다
아, 무척 보고 싶은 당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