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임 장순기자] “여기 오지 못한 선수들이 있어서...”
우승이 확정된 순간에도 표정에 큰 변화가 없었던 양현정 의정부광동U18 감독은 우승 소감을 묻자 한 문장도 채 이야기하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코로나19와 부상으로 대회에 함께 하지 못한 선수들을 생각하자 감정이 북받친 것이었다. “잠시 물을 마시고 오겠다”며 감정을 추스른 양 감독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결실을 맺은 것을 크게 기뻐했다.
양 감독이 이끄는 광동U18은 27일 고성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4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인천유나이티드 산하 유스팀 대건고를 2-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2018년 창단한 광동U18은 창단 5년 차에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전국대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창단 때부터 감독을 맡아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양 감독의 소회는 남달랐다. 양 감독은 현역 시절 이관우, 이영표, 김남일 등과 함께 청소년대표팀에서 활약한 바 있다. 또한 2000년 전북현대에 입단해 K리그 신인상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무릎 부상으로 인해 2008년에 일찌감치 선수 생활을 접었다. 이후 풍생고 코치, 정왕중 감독을 거쳐 광동U18 창단 감독으로 부임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아왔다. 그리고 마침내 지도자로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우승이 확정된 후 양 감독은 “선수들이 두 달간 겨울훈련을 하며 고생했는데 오늘 준비한 만큼 잘 해줬다. 대회에 함께 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어 아쉽다. 하지만 끝이 아닌 시작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선수들이 성장하고, 팀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양 감독은 자신의 제자들을 “춥고 배고픈 선수”로 표현했다. 이에 대해 양 감독은 “우리가 밖에서 보면 그렇게 좋은 팀은 아닌데 선수들이 나를 믿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결실을 맺었다. 프로 유스 팀에서 나온 선수도 있고, 나를 믿고 와준 선수도 있다. 절실한 아이들이라 열심히 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광동U18이 대건고를 상대로 전반부터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나 후반 중반까지 골이 터지지 않았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던 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이성훈의 선제골이 터졌고, 3분 뒤인 후반 30분 정민수의 추가골이 나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중반까지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양 감독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면서 “후반에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믿었다. 경기 전에 짰던 플랜대로 진행됐다”며 후반에 승부수를 띄운 선택이 맞아떨어졌다고 자평했다.
끝으로 양 감독은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 “우리 팀의 색깔을 명확히 내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의 상황 인식과 소통을 업그레이드해서 지금 우승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