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임 장순기자] 강철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K3리그 화성FC가 K리그2 대전하나시티즌을 잡고 2라운드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화성은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2022 하나원큐 FA컵 2라운드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대전을 물리치고 3라운드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예상과는 달리 대등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FA컵보다 정규리그에 더 힘을 쏟고 있는 대전은 올 시즌 새롭게 출범시킨 B팀(K4) 선수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다. 이에 맞서는 하부리그 화성은 조동건, 공용훈 등 프로 출신 선수들을 포진시켰다. 결국 화성이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3라운드행 티켓을 따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화성에 부임한 강철 감독의 소회는 남달랐다. 10년 넘는 지도자 시절 대부분을 황선홍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서 보낸 강 감독은 올해 화성에 감독으로 부임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더불어 상대 팀인 대전은 2020 시즌 수석코치를 맡았던 팀이었다.
경기 후 강 감독은 “오늘 어려운 경기일 줄 알았는데, 선수들이 연장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열심히 했다. 좋은 결과를 가져온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을 상대한 소감에 대해선 “과거와 지금의 대전 선수층이 많이 바뀌었다. 친정팀이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고 답했다.
화성은 다음달 27일 열리는 3라운드에서 강원FC와 만난다. 강 감독은 담담한 어조로 “모든 팀의 목표는 우승이지만, 우리는 현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최선을 다해 매 경기 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화성의 골문을 지킨 수문장 김진영에게도 이날 경기는 각별했다. 강 감독과 마찬가지로 대전이 친정팀인 김진영은 경기 후 “내가 이전에 대전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봐 상대의 전략이나 포지션을 더 예리하게 볼 수 있었다. 이런 점이 오늘 경기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승부차기 때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김진영은 “승부차기 때 제 뒤에 있던 대전 팬들이 바보라고 놀리더라”며 “기분 나쁘지는 않았고, 오히려 재밌었다. 저를 약 올려주시니까 더 즐거웠던 것 같다. 그래도 관심이 있으니까 그렇게 해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화성은 지난 2019년 K3리그 팀으로는 최초로 FA컵 4강에 오를 정도로 저력이 있는 팀이다. 올해도 화성이 3년 전의 기적 같은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FA컵의 또다른 묘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