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박광옥기자] 수원시는 포스터, 현수막,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영상 등 다양한 홍보 매체를 활용해 직접 제작한 공공홍보물을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광범위하게 시민들에게 배포한다. 때때로 일부 홍보물에서 성별 고정관념이 포함된 내용이 발견돼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원시 여성정책과는 ‘수원시 홍보물에 대한 특정성별영향평가’를 하고 있다. 또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홍보물을 만들 때 점검하고, 준수해야 할 내용을 수록한 가이드북 ‘성평등한 홍보물 만들기’를 제작했다. 가이드북은 시·구청, 동행정복지센터, 직속 기관 등에 배포했다.
‘성평등한 홍보물 만들기’는 성평등 홍보물 제작 방법, 제작 단계별 성평등 점검 사항, 성평등 홍보물 점검지표, 점검지표별 사례 등으로 구성됐다.
성평등 홍보물은 성역할 고정관념·성차별적 요소를 사전 점검하는 ‘홍보물 성별 영향평가’, 여성정책과(성평등 전문관·지원관 컨설팅) 협조, 점검지표를 바탕으로 한 사업 담당자 자체 점검을 거쳐 제작해야 한다.
홍보물 기획 단계에서는 홍보할 정책에 대한 성평등 관련 여론·사회적 분위기 등을 점검하고, 외부 업체와 계약할 때는 ‘성평등 점검지표’를 제공하고 준수를 요청해야 한다. 과업지시서, 계약서 등 공식문서에는 ‘성평등한 홍보물이 제작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해야 한다.
‘성평등 점검지표’를 숙지한 채 홍보물을 제작해야 하고, 전문가 검토가 필요하면 홍보물 성별영향평가를 하거나 여성정책과에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점검지표에 맞게 홍보물을 만들었는지 확인하고, 개선할 사항을 보완하면 제작이 완료된다.
‘성평등 홍보물 점검지표’는 ▲성역할 고정관념 및 편견 ▲성차별적 표현/비하/외모지상주의 ▲폭력에 대한 왜곡된 시각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 및 편견 ▲성별 대표성 불균형 등 5개 평가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성역할 고정관념 및 편견’은 건설노동자·자동차 정비원을 남성 직업으로 표현하거나 예술을 여성의 영역으로 표현하는 등 홍보물에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내용이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성차별적 표현/비하/외모지상주의’는 ‘성차별적 언어 사용’, ‘특정 성을 비하하거나 열등하게 묘사’, ‘외모지상주의·외모 차별 표현·성적 대상화하는 표현’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성차별적 표현은 저출산(저출생), 유모차(유아차), 성적수치심(성적불쾌감), 김여사(운전미숙자), 미망인(故 OOO의 배우자), 경력단절여성(고용중단여성, 경력보유여성) 등이 있다.
‘폭력에 대한 왜곡된 시각’ 사례로는 ‘범죄 가해자를 남성, 피해자를 여성으로 표현’, ‘음담패설을 남녀 간 사소한 문제로 표현’ 등을,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 및 편견’ 사례로는 ‘가족의 형태를 부모+자녀로 구성된 가족으로 한정해 표현’, ‘장보기, 자녀 돌봄 등을 여성 역할로 표현’ 등을 제시했다.
‘성별 대표성 불균형’ 사례는 ▲특정 성별(남성)을 젊은 성인 대표로 표현 ▲등장인물 성별 불균형 ▲남성을 여성보다 앞쪽에 크게 표현 ▲남성이 중심에 위치 등을 수록했다.
성평등 홍보물 우수사례로는 ‘수원시 대표 캐릭터 수원이’를 제시했다. 수원시는 보조적인 역할이면서 여성다움을 나타낸 여자 캐릭터 ‘다정이’ 활용을 전면 중단하고, 수원 고유종 환경 캐릭터로 의미를 새롭게 부여한 바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공공홍보물을 제작하는 공직자는 성인지 감수성을 바탕으로 성평등 인식과 성차별을 민감하게 느끼고, 시민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성평등한 홍보물을 만들어야 한다”며 “각종 홍보물을 제작할 때 점검하고 준수해야 하는 내용을 가이드북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부서가 ‘성평등한 홍보물 만들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평등한 홍보물을 제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