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가 사랑한 이중섭 화가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최근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이건희컬렉션 중 이중섭 특별전에 갔다. 이 전시회는 이건희 회장의 유족에게 2021년 4월 기증받은 1,488점 중 이중섭의 작품 90여 점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이중섭 기 소장품 10점을 모아 100여 점으로 구성한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이건희컬렉션을 중심으로 한 두 번째 전시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양질의 한국미술을 소개하고, 대중에게 희소가치가 높은 작품의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중섭은 힘들고 어려웠던 삶 속에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정직한 화공’이자 일제 강점기부터 ‘소’를 그려낸 민족의 화가로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이후 이중섭에 관한 전시, 영화, 연극, 소설 등이 꾸준히 만들어지면서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국민 화가이다.
전시에서는 이중섭의 작품세계를 1940년대와 1950년대로 나누어 소개한다. 1940년대는 이중섭이 일본 유학시기와 원산에서 작업한 연필화와 엽서화를 전시하며, 1950년대는 통영, 서울, 대구에서 그린 전성기의 작품 및 은지화, 편지화 등으로 나눠 구성했다. 전시는 재료와 연대를 조합해 예술가 이중섭과 인간 이중섭을 고루 반영하고, 이중섭의 면면을 보여주려 한다.
그는 시대의 아픔과 개인의 고독과 절망을 그림으로 해소하려는 듯 격렬한 터치로 소를 그렸다. 그의 미술 세계는 표현주의 경향에 가족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 환상적인 이상세계를 소를 모티브로 화폭에 담았다.
담뱃갑 은박지에 그림을 그린 ‘은지화’는 이중섭의 말년 어려움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은박지에 철판이나 못 등으로 윤곽선을 눌러 그린 다음 물감이나 먹물을 솜 등으로 문질러 완성했다. 윤 관장은 “크기는 작지만 구성 등을 통해 이중섭 작품세계의 정수를 볼 수 있다”며 “은지화를 30점이나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고 했다.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 그림은 이번 전시회에 없다.
인터넷 예약 접수는 시니어들에게 어렵고, 평일날 10시 30분부터 현장접수를 가면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공휴일 10시 15분 도착하여, 오후 1시 30분 입장을 했다. 전시는 내년 4월 23일까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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