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像
파란나비의 꿈
시인 권오은
천사의 목소리였다.
나의 귓속으로 들려오는 소리는 너무나 맑은 떨림의 소리였다. 호수 위 잔물결의 끝을 다스리며 날아가는 허상의 나비가 팔랑대는 날갯짓 소리였다.
잘게 엇갈린 바람의 소리가 맑은 햇살의 하얀 빛으로 정 되며 살아 나오고 있었는데 아이가 동요를 부르는 소리 같기도 하고 천사들이 부르는 노랫소리 같기도 한 소리가 분명히 하늘에서 들려왔다.
순간, 눈이 부시게 빛나던 아주 먼 곳의 빛이 아주 깊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가 맞은 편 아기의 잔 미소에서 환상의 나비로 되살아나기도 했다.
눈을 감고 기다리고 싶기도 하고 달려가고 싶기도 했었는데, 모두가 내 안과 밖에서 머물며 잠시를 영원으로 붙들고 살아가는 아름다운 상像 이었다. 것들은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내가 알지 못했던 나의 아름다운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