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가을문학] 지금처럼 - 류근홍 시인
  • 류근홍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안산지부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지금처럼

     

    류근홍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지평선 끝자락은 어디인가

    떠나가고 헤어지고 도망가고 빠져나가는

    이 세상

    온전한 내 것은 없다

     

    언제까지 절뚝이며 걸어야하는 건지

     

    가끔 콘크리트 숲을 벗어나

    바람에 손 흔드는 버드나무 아래 누워 푸른 하늘에게

    네 나이가 몇이냐고 묻는다

     

    살랑대는 봄바람, 싸늘한 손으로 어서 오라 손짓한다

    설령 그곳이 늪이라고 해도 두려워 않고 그녀를 품었다

    언제나 꽃길인 줄 알았던

     

    녹록하지 않는 세상은

    하늘을 다 품어보지도 못한 내 앞을 과속으로 달려갔다

     

    인생이란 바람을 타고 떠도는 그리움

    그 속에서 나를 끄집어내는 일은 무엇일까

     

    복잡한 건 그대로 두고

    한발 뒤처진 나의 걸음을 다독거리는 시간이 좋다

     

    나이를 잊고 사는 지금처럼

     

  • 글쓴날 : [22-09-3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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