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임 장순기자] 박정수의 선수 생활 커리어는 ‘도전’이란 단어로 설명된다. 한국, 일본, 중국, 태국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했고, 한국에서는 내셔널리그, K3리그를 비롯해 K리그 강원FC, 광주FC 등에서 뛰며 다양한 팀을 오간 ‘저니맨’으로 활약했다. 특히 포천시민축구단에서 공익근무를 하던 2017년에는 K3리그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018년 소집 해제 후 강원FC로 이적한 그는 꿈에 그리던 K리그 무대를 밟았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듬해인 2019년부터 작년까지는 광주FC에서 활약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서보원 감독의 부름을 받아 데뷔했던 친정팀인 경주한수원으로 돌아왔다.
다양한 리그를 경험한 그는 K3리그에서도 자신이나 김범수(제주)와 같은 다양한 상위리그 진출 사례가 나오길 바랐다. 아울러 다시 돌아온 친정팀에서 후배들과 경쟁하며, 또 한 번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경주한수원 박정수 인터뷰]
- 복귀 후 첫 시즌을 치른 소감
올해 부상도 있었고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해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지만, 주춤했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 팀 성적이 좋아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부상도 있었고 힘든 시즌을 보냈지만, 팀의 결과가 나쁘지 않아 만족한다.
이번 시즌은 플레이오프가 없는데, 있었다면 후반기에 상승세를 탔던 우리가 충분히 우승할 전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축구에 만약이란 없지만, 전반기에 부상 선수들이 많아 조금 주춤했던 것이 아쉽다.
- 2009년 한수원에 입단해 여러 팀을 거친 후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데뷔했던 팀에서 다시 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내가 처음 입단했던 2009년에는 서보원 감독님이 팀에서 막내 코치였는데 이제 감독님이 됐다. 나 역시 당시에는 막내급이었는데 이제는 팀에서 (서)동현이형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밑에 주장 (양)준모도 있지만 감독님이 나를 다시 영입할 때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을 기대한 것이 있었다.
그런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한 시즌 동안 노력한 것 같다. 감독님도 그런 부분에서 고마워하시는 것 같은데, 후배들이나 코치님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웃음).
- 데뷔 후 처음 내셔널리그에서 뛰었던 때가 13년이 지났다. 그 사이 내셔널리그와 K3리그의 통합, K3-K4 승강제 도입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는데, 선수로서 어떤 차이를 느끼는지.
이전보다 훨씬 더 운동하기 좋은 환경으로 발전한 것 같다. 또한 K3리그에서 잘한 선수들이 K리그로 진출하는 사례도 많아졌고, 반대로 K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위해 K3리그로 이적하거나 임대를 오는 경우도 생겼다.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이 K3에서도 상위 팀이다 보니, 프로에서도 관심을 갖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K리그와 K3리그 선수들의 기량은 정말 한 끗 차이인 것 같다. 이들이 상위리그에 진출할 기회는 언제든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 현 소속팀인 한수원에서 데뷔 후 일본, 중국, 태국, 한국 등 다양한 무대에 도전해왔다. 지금까지의 커리어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일본, 중국, 태국, 한국에서 뛰면서 매 순간이 기억에 남고 중요했다. 그러나 의미부여 한다면 K리그에 처음 뛰었던, 강원FC에 입단했던 2018년이 떠오른다. 당시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포천시민축구단에서 뛰다가 다시 해외로 나갈 계획이었는데, K리그에서 제안을 받고 이적하게 됐다. 항상 K리그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에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팀 내에서 유망한 어린 선수들이 많다. 상위리그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바가 있다면.
K3리그에서 비교적 높은 연봉을 받고 대우받는 선수들은 상위 리그로 가기 위해 안정된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여기서는 붙박이 주전으로 뛰며 안정적으로 경기에 뛸 수 있지만, 상위 팀으로 이적할 경우 주전 경쟁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기는 쉽지 않다. 도전해서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후배들에게 항상 말해주는 부분은 반드시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점이다. K3리그에서 대우받으며 지내는 것도 좋지만, 축구를 오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도전할 기회가 있으면 일단 해보는 게 좋다.
한국이 어렵다면 해외도 좋다. 나도 중국, 일본, 태국 등에서 외국 선수 생활을 해봤고, 중국에서 뛸 때는 외국 선수이지만 팀의 주장까지 맡았었다. 다양한 문화, 언어도 배울 수 있고 인생에 있어서도 좋은 경험이 된다.
- 앞으로의 계획은.
감독님과 면담해보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시즌은 겨울훈련 때부터 합류한 것이 아니라 3월 말에 팀에 들어왔다. 내년에 남아 있게 된다면 우승해서 명예롭게 은퇴하겠다는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러나 혹시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한마디.
우리 (경주)한수원을 비롯해 프로팀들이 없는 지역에 K3리그가 있는 팀들이 많다. 지역 팬분들이 많은 관심 가져 주시고, 경기장에 찾아와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지역 시민들과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지면 다음 시즌 프로화를 선언한 천안이나 청주 같은 사례가 충분히 또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이들이 K리그2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선례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앞으로 축구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