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임 장순기자] 월드컵 첫 경기를 2주 앞두고 ‘에이스’ 손흥민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난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플랜B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11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아이슬란드와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른다.
아이슬란드의 FIFA 랭킹은 10월 현재 62위로, 28위인 우리보다 뒤진다. 지난 2016년 유로 대회에서 8강에 오른데 이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도 참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유럽 예선에서 탈락했다. 올해 총 10차례 A매치를 치러 2승 6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초 아이슬란드와 처음으로 친선경기를 벌여 5-1로 승리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 파주NFC에 소집돼 훈련을 이어간 대표팀은 아이슬란드전 다음날인 12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 26명을 확정하고, 14일 카타르로 출국한다.
이번 경기는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파 위주로 소집됐다. 따라서 승부보다는 ‘선수 테스트’에 초점이 맞춰질 거라는 전망이 많다. 그동안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공격수 오현규가 최초 발탁된 점이 눈에 띈다. 벤투 감독의 머릿 속에는 이미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났겠지만 이 경기를 보고 최종 엔트리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손흥민의 부상으로 인해 아이슬란드전은 단순히 선수를 테스트하는 차원에 머무를 수 없게 됐다. 최악의 경우 손흥민이 부상으로 조별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게다가 황의조, 황희찬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면 국내파로 소집된 이번 경기에서 이들의 공백과 부진에 대비한 공격 조합과 전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은 자신의 SNS를 통해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앞으로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벤투 감독은 “내일 경기만이 아닌 크게 보면서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월드컵 전 마지막 경기라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며 “월드컵에서 어떤 걸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내일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손흥민이 자신의 SNS를 통해 월드컵 출전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서는 “손흥민의 대표팀에 대한 열망과 의지는 좋다. 항상 보여줬던 부분”이라면서도 “선수가 최대한 회복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최대한 기다리면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손흥민은 최종 명단에는 선발되겠지만 대회 전까지 여러 요소를 체크하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빠진 상황에 대비한 플랜B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준비하지 않고 있다. 먼 미래의 일이다. 현재 그런 걸 생각할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중원을 책임지는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은 “아이슬란드가 월드컵에 나오는 팀은 아니지만 월드컵 첫 경기 전에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2주 동안 훈련을 토대로 전술적인 부분, 맞춰온 부분을 최대한 보여주겠다. 결과와 내용을 다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6월 대표팀 소집 도중 부상을 당했던 정우영은 “부상 이후 스스로 느끼기에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지금은 내가 컨디션이 가장 좋았던 때로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생각한다. 이 무대에 간절함이 크다.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월드컵 이전에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우영은 부상 당한 손흥민에 대해선 “수술하기 전 연락했다. 본인도 출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는데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최종예선을 거쳐와 의지가 더욱 강할 것이다. 나도 선수로서 공감이 간다. 빠르게 회복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