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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시향] 추석날 밤 - 지현경

 
추석날 밤

      지현경



  추석날 밤

  발걸음이 방향을 못 잡는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헤매는 발길

  한 잔 술에 취하고

  두 잔 술에 고향생각에 젖는다

밤 저문 옛 이야기가 도란도란 살아난다



  부모님과 행님들 다 떠나시고

  막내로 남아서

  차례 상 차려놓고 술잔을 올리니

  부모님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



  아들 딸 곁에 있으니

  차마 소리네 울지 못하고

  속으로 속으로 그리 불러봅니다

  아버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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