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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시향] 세 월 - 김미옥 시인

  
세월

        

                 김미옥 

                       

    버드나무의 새순을 물고 오는

새소리 같기도 하고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기도 하다

    

    떡갈나무 잎에 숨어서

    매미 등에 업혀가는 여름이기도 하고

    푸른 퍼머머리를 흔들며

    서있는 가로수이기도 하다

    

    저수지에 빠진 붉은 산 그림자

산등성이를 오르는

    시월의 노을처럼 아름답기도 하고

    

    달빛을 타고 내려와

    빈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첫눈이기도 하고

    

    잠도 안자고 크는 풀처럼

    심장 속에서 뛰는 끊임없는

    생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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