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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와 부산 아이들’은 승강 PO 노하우를 알고 있었다!


부산아이파크가 2015년 이후 4년 만에 K리그1으로 복귀했다. 당시 수원FC 사령탑을 맡아 부산을 꺾고 팀을 승격시킨 조덕제 감독은 이번에는 당시 아픔을 줬던 부산의 사령탑을 맡아 승격시키며 ‘승격 전도사’가 됐다. 조 감독의 승격 노하우가 이번에도 빛났다.

개인적으로 이 경기는 전략, 전술, 포메이션을 논하기보다 조덕제 부산 감독의 용병술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2차전에 외국인선수 디에고를 교체로 투입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1차전을 홈경기로 치르는 부산 입장에서는 승리하는 것 못지않게 무실점이 중요했다. 왜냐하면 승강플레이오프는 원정골 우선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1차전 홈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치면 2차전 원정경기에서 한 골만 넣어도 상대는 두 골 이상을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원FC를 승격시켰던 조 감독, 3년 연속 승강플레이오프를 치른 부산 선수단은 이 두 경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

1차전을 0-0으로 마친 조 감독은 2차전 선발명단에 변화를 줬다. 1차전에 선발로 투입했던 디에고 대신 한지호를 먼저 내세웠다. 체력을 아낀 디에고가 후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 조 감독의 선택이었다. 조 감독의 바람대로 전반 막판에 투입된 디에고는 후반에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는 만점 활약을 선보였다.

하프타임에 왼쪽 풀백 자리에서 뛰던 김치우 대신 박준강을 투입했던 것도 적절했다. 경남은 전반 막판부터 후반 초반까지는 주도권을 쥐며 부산을 밀어붙였다. 이때 위협적인 찬스는 대부분 쿠니모토로부터 비롯됐다. 왼발잡이인 쿠니모토는 이날 주로 오른쪽 측면을 공략하며 부산의 김치우와 맞붙었다. 조 감독은 쿠니모토를 막기 위해 베테랑 김치우 대신 젊고 많이 뛰는 박준강을 투입했고, 이를 통해 수비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후반 막판 이동준 대신 박호영을 투입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 경기 흐름을 끊기 위해서였다. 결국 조 감독의 노하우에서 비롯된 교체 타이밍이 부산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경남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2차전에서도 동일한 포메이션(4-2-3-1)을 내세웠다. 중계방송 상으로는 2차전 포메이션이 3-5-2로 표기됐지만 이는 트릭에 가까웠다. 경기 운영 방식도 전반적으로 비슷했다. 1차전에 선발로 나선 김승준 대신 김효기가 출전한 것이 유일한 변화였다.

개인적으로 경남은 2차전보다 1차전의 선택이 다소 아쉬웠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시즌 막판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점을 의식한 듯 1차전에서 다수의 포지션 변경을 감행했다. 특히 1차전에서 쿠니모토가 김준범과 함께 홀딩 미드필더 역할을 한 것은 의외였다. 10번(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이 어울리는 고경민은 측면에 섰다. 하지만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경기 도중 포지션을 다시 바꿨다. 쿠니모토가 윙포워드, 고경민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바꿨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던 조재철이 아래로 내려와 김준범과 호흡을 맞췄다. 자신에게 맞는 자리로 돌아왔지만 이미 흐름은 부산에게 어느 정도 넘어간 상태였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나는 ‘경남이 명확하게 베스트 포메이션을 만들지 못했구나’라고 생각했다.

경남은 K리그1 승격을 이뤄냈던 2017년과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8년 당시 스트라이커 말컹이 해결사 역할을 하고, 나머지 선수들이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여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겼다. 그러나 지금의 경남에겐 그런 모습이 없다. 이는 감독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남은 승격 당시와 비교하면 멤버가 확 달라졌다. 배기종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이적생들이다.

끈끈함이 사라지면 선수의 개인 기량으로 일대일 싸움을 걸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부산을 상대로는 역부족이었다. 기업구단인 부산은 국가대표로 뽑히는 이정협, 김문환을 비롯해 외국인선수 4명(노보트니, 디에고, 호물로, 수신야르)이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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