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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극작가 줄리아 조 '듀랑고', 국내 초연

동아연극상 '가지' 극작가 9~19일 대학로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태어나 미국 전역에서 활약 중인 재미교포 2세 극작가 줄리아 조의 '듀랑고'가 국내 초연한다.

극단 TEAM돌이 9~19일 대학로 한양레퍼토리 씨어터에서 선보인다.

두랑고(Durango)는 미국 콜로라도 주의 남서부에 있는 지역. 2006년 미국에서 초연한 연극은 콜로라도와 인접한 애리조나의 황량한 사막을 가로질러 여행을 떠난 가족의 이야기다.

10여 년 전 아내를 떠나보내고 두 아들을 길러 온 한국계 이민자 아버지 부승 리, 하와이 의대 면접을 보고 어제 막 돌아온, 음악을 좋아하는 첫째 아들 아이삭 리, 슈퍼히어로 만화를 그리는 전국 수영 챔피언인 둘째 아들 지미 리.

삼부자 가족은 어스름한 새벽에 일어나 졸린 몸을 이끌고 차에 오른다. 시동을 걸고, 기어를 움직인다. 덜컹이는 소리와 함께 바퀴가 구르고, 차가 출발한다.

도로는 조용하고, 조짐이 좋지만 얼마 가지 않아 싸우기 시작한다.

줄리아 조는 '연극은 여행'이라고 밝힌다. 연극은 여행과 마찬가지로 익숙한 것에서 새롭고 낯선 것을 찾게 되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일지라도, 함께 여행을 다니면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애리조나의 한국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온 한국계 미국인인 줄리아 조는 성장 배경 덕에 동서양 문화의 경계에 선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고뇌를 솔직하게 그린다.

그래서 줄리아 조의 작품들은 먼 곳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모습과 놀랍도록 닮았다.

2017년 국립극단 디아스포라전을 통해 줄리아 조의 '가지'(Aubergine)가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인기에 힙 입어 재공연까지 올리며 약 2000명의 관객이 봤다.

'제54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도 받았다. 동아연극상 심사위원들은 "음식을 소재로 아버지로 상징되는 한민족의 뿌리를 재발견하는 의미를 지닌 수작"이라고 호평했다.

연출은 TEAM 돌 정승현 대표가 맡는다. 그는 '가지'도 연출했다. 번역 박춘근 등 '가지'의 창작진들이 다시 뭉쳤다.

배우 김재건, 이대연, 박상훈, 허진, 최지혜가 출연한다. '2019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 선정작이다.

(사진 = 극단 TEAM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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