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만족할만한 축구를 선사해야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은 9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베트남에 3-0 승리를 거뒀다. 미얀마전 7-0 대승과 더불어 조별리그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A조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이다.
벨 감독은 두 경기에서 보인 전반적인 경기력에 만족하면서도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조직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3월 6일과 11일에 열릴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한다. 홈앤드어웨이로 열릴 플레이오프는 A조 1위와 B조 2위, A조 2위와 B조 1위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B조 조별리그는 현재 호주에서 진행 중이며, A조 1위인 한국이 상대할 B조 2위는 호주 또는 중국이 될 예정이다.
벨 감독은 플레이오프 상대가 어디가 될지에 대해 속단하지 않으면서 “우리만의 철학을 가지고 잘 구현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팬들의 활짝 웃는 모습이 우리가 축구하는 이유다. 그들이 만족할만한 축구를 선사해야한다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다”면서 미얀마전과 베트남전을 현장에서 응원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소감은?
오늘 나는 많이많이 행복해요(한국어로). 선수들이 4주라는 긴 소집 훈련 기간 동안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줬고, 경기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전반전에 오프사이드로 판정된 두 골이 인정됐다면 우리가 더 빨리 분위기를 가져와서 쉽게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베트남 팀에 대해서도 칭찬하고 싶다. 코칭을 잘 받았다는 것이 느껴졌다. 베트남이 내려서서 경기를 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했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이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공간이 좁았음에도 경기력 좋았기 때문에 만족한다.
-추효주(울산과학대), 강지우(고려대) 등 어린 선수들에 대한 의견은? 세대교체에 대한 철학은 무엇인가?
단기적인 목표는 올림픽 출전이고, 장기적으로는 다음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 AFC U-19 챔피언십을 보면서 팀으로서나 선수 개별적으로 인상이 깊었다. 그때 봤던 선수 중 오늘 추효주가 골을 만들어냈고, 강지우 역시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어냈다. 앞으로도 본인들의 실력을 증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경험 있는 선수들과 아직 배고픈 어린 선수들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싶다.
-애국가를 함께 부르는 이유는?
며칠 동안 맷 로스 코치와 같이 연습했다(웃음). 존중의 표시다. 한국에 온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서 존중과 배려를 받았다. 그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가사를 한 단어, 한 단어 외우고 있는데 담긴 의미가 깊은 것 같다. 계속 연습할 예정이다. 그냥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나라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이 너무나 영광스럽다. 거기에 대한 표현으로 생각해 달라.
-플레이오프를 위해 보완해야할 점은 무엇인가?
플레이오프 두 경기가 무척 중요하다. 중국 또는 호주가 될 텐데, 둘 모두 힘든 상대다. 그렇지만 우리만의 철학, 공을 빨리 돌리면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축구를 구현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축구를 하고 싶다. 좀 더 조직력을 갖추고 하는 축구를 말한다. 이번 조별리그 두 경기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줬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승리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다. 나는 승리하는 것을 사랑한다. 앞으로도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위해 잘 준비할 것이다.
-지소연(첼시FC위민)의 활약을 평가하자면?
지소연과 처음 만나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경기장 안과 밖에서 모두 월드클래스다. 현명하고 똑똑한 선수이자 인간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을 잘 대표하는 선수이자 우리 팀의 정신적인 면에서도 대표로 삼을만한 선수다.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임에도 항상 겸손하고, 모든 동료 선수들을 잘 챙긴다. 이런 선수와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소집 해제한 뒤 2월 22일에 다시 소집하고자 한다. B조 조별리그가 호주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가 상대할 팀의 디테일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분석해야한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 팀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해준 모든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또한 팬들의 성원에 특히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선수들에게도 이야기했는데, 남녀노소의 모든 팬들, 특히 어린 팬들의 활짝 웃는 모습이 우리가 축구하는 이유다. 그들이 만족할만한 축구를 선사해야한다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다. 이번 두 경기에 와준 모든 팬들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