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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A매치 최다골 타이기록에도 웃지 않은 이유


“쑥스럽고 민망했다.”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첼시FC위민)은 한국축구 A매치 최다골 타이기록(58골)이라는 경사에도 활짝 웃지 않았다. 지소연은 9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한 골을 기록하며 3-0 승리에 일조했고, 이로써 한국은 조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 하지만 지소연은 기쁨보다 아쉬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베트남이 내려서서 경기를 할 것이라 예상하고 그 부분에 대해 많이 준비를 했는데 전체적으로 답답한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 패스미스가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골에 대해서도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지소연은 후반 38분 문전 혼전 뒤 흘러나온 공을 날카로운 중거리슛으로 연결해 골을 성공시켰다. 의미 있는 골이기에 동료 선수 김혜리(인천현대제철)와 장슬기(마드리드CFF)가 가마를 태우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지소연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경기력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로 가기 전, 비교적 약체인 베트남을 상대로 더 많은 골을 넣고 싶었던 것이 지소연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는 “한 골밖에 넣지 못해 아쉽다. 고맙게도 김혜리, 장슬기가 세리머니를 준비해줬는데 사실 쑥스럽고 민망했다. 내가 너무 안 좋아했다고 다음부터는 안 해준다고 하더라. 너무 미안했다”며 멋쩍어했다.

이제 지소연은 한 골만 더 추가하면 한국축구 레전드인 차범근을 넘어 A매치 최다골 신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지소연은 “플레이오프는 올림픽 본선 티켓이 바로 걸려있다. 내 기록보다는 팀이 승리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신기록 달성에 대해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지소연은 자신의 선수 커리어에서 네 번째로 올림픽 본선행에 도전하는 만큼 그 간절함이 남다르다. 그는 “동생들에게 올림픽 나갈 때까지 절대 은퇴 안하겠다고, 자리 안 비켜줄 거라고 농담 섞어 이야기했다. 그만큼 간절하다. 한국여자축구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올림픽에 꼭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호주나 중국은 아시아 최강팀들이다. 오늘처럼 경기해서는 부족하다. 더 훈련하고 더 뭉쳐야 한다.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실수 하나가 승패를 좌우한다. 더 집중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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