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
천진희 심판은 프로 신입이다. 올해 K리그를 누빌 심판진 중에는 총 4명의 신입 심판(주심 2명, 부심 2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천진희 심판은 그 중 하나다. 부심으로서 지난해까지 성인리그(내셔널리그(폐지), K3리그)에서 활약한 그는 승격 심사를 통과해 올해부터 K리그2에서 부심으로 뛸 예정이다.
11일부터 22일까지 제주 서귀포에서 진행 중인 2020 전반기 K리그 심판 교육에 참가한 천 심판은 모든 게 새롭고 감회가 남다르다는 소감을 밝혔다. “10년 넘게 심판을 했는데 드디어 프로에 올라왔어요. 정말 영광스럽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입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 자체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는 의지 때문이다. 천진희 심판은 “(성인리그에서) 같이 심판 봤던 분들도 이 자리에서 만났다. 무엇보다 TV에서만 보던 심판 선배들이 다수 계셔서 영광이다. 본 받을 점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성인리그와는 달라진 환경에도 적응해야 한다. 더욱 정교한 판정이 요구되고 있고, 책임감도 더 커지고 있다. 천 심판은 “이번 교육에서 VAR에 대해 처음 배웠다. 아마추어에는 VAR이 없었기에 새로 배우고 있는 중이다. 주변의 동료 심판들에게 VAR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더 많이 물어보고 있다”고 전했다.
천진희 심판은 중학교 3학년 당시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심판 자격증을 획득했다. 선수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인으로서 극강의 체력테스트 등 여러 관문을 통과했고, 수차례 경험을 쌓아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어렸을 때는 체력테스트가 정말 힘들었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열심히 노력했죠. 저는 비록 선수 출신이 아니지만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운동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거든요.”
아픔도 있다. 천진희 심판은 “2016년 내셔널리그 경기에서 제가 큰 실수를 하는 바람에 강등이 됐어요. 그 때 잘했더라면 지금보다 더 빨리 프로에 올라갈 수 있었을 텐데 조금 늦었죠. 전 현재 국제심판으로 활동 중인 김희곤 심판과 동기이고, 같이 경기 보던 심판들은 현재 프로 탑 레벨의 심판으로 활동 중입니다. 심지어 중학교 때 같이 심판을 준비하던 친구는 저보다 국제심판이 먼저 됐어요. 저도 이제 프로에 올라왔으니, 더 높은 단계로 빨리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천진희 심판은 주어진 모든 상황을 즐기겠다는 각오다. “프로 무대는 저도 처음이니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빨리 K리그1 무대를 밟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거예요. 감회가 정말 새로울 것 같은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겠습니다. 많은 팬들과 함께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게 정말 설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