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감독은 최근 몇 년간 쉴 새 없이 달렸다. 2017년 남자 U-15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2019년 FIFA U-17 월드컵을 목표로 2년 간 꾸준히 팀을 다져왔다. 그리고 2019년 브라질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을 달성했다. 1987년, 2009년 이후 통산 세 번째 U-17 월드컵 8강 진출이며 역대 최고 기록과 타이다.
U-17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쉴 틈은 없었다. 김정수 감독은 지난해 말 서울이랜드FC 사령탑이 된 정정용 감독의 후임으로 U-19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2021년에 열리는 U-20 월드컵이 ‘NEW 김정수호’의 목표다.
U-20 월드컵에 가기 위해서는 올해 10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AFC U-19 챔피언십 본선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U-19 대표팀은 정정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해 11월 U-19 챔피언십 예선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김정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해부터는 선수 점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본선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가 터졌다. 남녀 A대표팀은 물론이고 K리그, K3리그, U리그 등 한국 축구의 모든 일정이 미뤄진 상황이다. U-19 대표팀도 예외는 아니었다. U-19 대표팀은 3월 초 벌교에서 2020년 첫 번째 소집훈련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를 연기한 상태다.
계획에 차질이 생긴 셈이지만 김정수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 한 템포 쉬어간다고 생각하겠다. 그동안 계속 바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얼른 이 사태가 안정화됐으면 좋겠다.”
우선은 4월 초 소집훈련 재개를 계획했지만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그 누구도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김정수 감독은 우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코칭스태프들과 나눠 연습경기를 보러 다니고 있다. U-19 대표팀은 처음이기에 더욱 면밀한 선수 파악이 필요하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은 물론이고 숨겨져 있는 선수를 찾아서 경쟁시켜야 한다.”
지난해 U-17 월드컵 멤버들 중에서도 월반시킬 선수를 찾겠다고 했다. 실력이 충분하다면 나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이는 김정수 감독이 U-17 대표팀을 지휘하던 시절부터 꾸준히 고수해오고 있는 철학이다. “실력이 있는 선수라면 2~3살 어린 선수라도 쓸 수 있다. 우선 U-19 연령대에 맞는 선수들을 먼저 보고, 다음에 어린 선수들을 체크하겠다.”
김정수 감독은 기본을 연달아 강조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첫 과정은 기본적인 것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우선은 코칭스태프부터 새로 꾸렸다. 기존 최철우 코치가 전남드래곤즈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 빈자리를 이관우 전임지도자가 채운다. “일단 스탭들을 먼저 꾸린 상태다. 다음은 상황을 보면서 일정을 짜고 선수를 찾아야 한다. 기본적인 것부터 먼저 하려고 한다. 좋은 선수들을 찾는 게 우선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정수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다가오는 U-19 챔피언십 본선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이전 대회(준우승) 때 성적이 워낙 좋았기에 부담도 되고 비교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색깔을 잘 유지해 팬들이 좋아할 만한 축구를 하고 싶다. 물론 결과도 당연히 가져와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