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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 재창단' 경일대, 곽완섭 감독의 팀 철학은?


지난 8월 12년 만에 재창단한 경일대 축구부가 U리그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모교 축구부의 지휘봉을 잡은 곽완섭 감독은 남다른 책임감으로 각오를 다지는 중이다.

경상북도 경산시에 위치한 경일대는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직격으로 느끼고 있다.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대구와 바로 붙어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1980년생 젊은 감독인 곽완섭 감독은 “솔직히 멘붕이었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경일대 축구부는 2월 중순 해산 후 두 달째 단체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곽완섭 감독은 “17일 소집이 예정돼있는데 아직 불안하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곽완섭 감독은 경일대 축구부 출신이다. 1999년 경일대에 입학해 축구부 선수로 활약했고, 4학년 때는 주장을 맡기도 했다. 졸업 후에는 울산현대에 입단했고, 이후 강릉시청과 고양KB국민은행에서도 뛰었다. 지도자가 돼 모교로 돌아온 그의 소감은 어떨까?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사태라는 변수가 생겼지만, 그의 신념은 변하지 않는다. 후배이자 제자인 선수들의 미래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곽완섭 감독은 “축구적으로 좋은 팀을 만드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축구를 하면서 제2의 삶도 준비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모든 선수가 프로에 진출하거나 국가대표가 될 수는 없다. 선수들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서 저마다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생기는 스포츠학부는 경일대 축구부 선수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다. 곽완섭 감독은 “스포츠코칭, 스포츠마케팅, 스포츠헬스케어 등 선수들이 선수생활 외에도 여러 분야를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면서 꿈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팀에서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것도 물론 중요한 목표이지만, 모든 선수들이 꼭 선수가 아니더라도 지도자, 심판 등 각자의 분야에서 제 역할을 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일대 축구부가 12년 만에 재창단한 것은 2019 FIFA 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정정용 감독(현 서울이랜드FC 감독)이 경일대 출신이라는 것과 맞물려있다. 경일대 축구부를 빛낸 정정용 감독은 팀의 재창단과 함께 명예 감독으로 추대됐다. 곽완섭 감독과는 같은 대구 출신이자 경일대 선후배로서 10년 전부터 교류하던 사이다.

곽완섭 감독은 정정용 감독에 대해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받았다. 새로 만들어진 팀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정정용 감독도 최근에 서울이랜드FC 감독으로 부임했기 때문에 비슷한 입장이다. 그런 면에서 조언들이 잘 와 닿았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재창단 첫해인 터라 경일대 축구부는 모두 1학년 신입생들로만 구성돼있다. 다른 팀들에 비해 체격과 경험 면에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곽완섭 감독은 “동계훈련 때 연습경기를 하면서 다른 팀들에 비해 피지컬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올해의 콘셉트를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는 축구로 잡았다. 또한 승리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세트플레이 훈련에도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열의와 코칭스태프들의 합심은 경일대 축구부의 남은 2020년을 더욱 희망적으로 만든다. 코로나19 사태가 만든 악조건 속에도 단체 채팅방을 통해 개인훈련 내용을 공유하며 서로를 다독이고 있다. 곽완섭 감독은 “12월 말부터 구례와 울진에서 동계훈련을 진행했는데, 선수들이 모두 의욕적이었다. 코칭스태프들도 모두 자기자리에서 열심히 해주고 있다. 첫해지만 기대이상으로 좋은 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곽완섭 감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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