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이종성기자] 선수들과 ‘언제나 함께’ 하며 ‘긍정 에너지’와 ‘호랑이 기운’을 전하다보면 ‘벌써 12시’가 되는 ‘5분 대기조’, 의무트레이너의 삶을 들여다봤다.
축구팀에서 의무트레이너는 두드러지지 않아도 필수적인 존재다. 스포츠의학을 적용해 선수들의 부상을 관리하고 예방하는 역할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상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돕는다. 경기 중 부상 상황이 발생하면 의료 장비를 들고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가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 KFA에는 8명의 의무트레이너가 소속돼 있다. 이들은 각급 대표팀에 배치돼 경기장 안팎에서 자신의 몫을 다한다. 저마다 다양한 경력과 이력의 소유자들이지만 의무트레이너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은 일치한다. 이들에게 가장 보람된 순간은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이다.
10년차 의무트레이너 김성진은 “대회를 치르는 동안 부상이 전혀 안 나올 수는 없지만, 부상을 최소화하는 게 우리의 임무다. 선수가 다쳐서 좌절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픈데, 잘 복귀해 좋은 모습을 보이면 그보다 훨씬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민우 의무트레이너 역시 “치료한 선수가 부상을 털고 경기에 나갈 때, 그 선수가 고맙다는 이야기를 할 때 무척 기쁘다. 작은 말 한 마디에 힘이 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의무트레이너가 된 계기는 다양하다. 송병철 의무트레이너는 “고등학생 때 해외축구 중계를 보다가 의무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멋있다고 느껴 진로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축구선수를 꿈꿨던 양설아 의무트레이너는 축구에 대한 미련을 의무트레이너라는 직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풀 수 있게 됐다. 그는 “부모님의 반대로 선수의 꿈은 접었지만, 여자축구를 가까이서 함께할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각급 대표팀에서 의무트레이너로 활동하며 생기는 고충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잦은 해외 출장으로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기본이다. 조민우 의무트레이너는 “세어보니 지난해에 9개국을 다녀왔더라”고 밝혔다. 송병철 의무트레이너는 “대표팀에 합류하면 하루 일과가 쉴 새 없이 빠르게 돌아간다. 어느덧 시계를 보면 ‘벌써 12시’가 된다”며 혀를 내둘렀다.
수년간 현장에서 활동한 경력자로서 의무트레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도 이어졌다. 축구에서는 의무트레이너 티오가 적기 때문에 기회를 잡기 위해 항상 준비돼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김은혜 의무트레이너는 “관련 자격증을 따는 것은 당연하고, 기회가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된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야 한다. 기회가 온다면 망설이지 말고 얼른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의무트레이너에게 필요한 자질로는 체력, 임기응변 능력, 시간관리 능력 등이 언급됐다. 또한 양설아 의무트레이너는 “아직까지는 여성 의무트레이너가 많지 않다. 축구도 그렇지만 다른 종목에서도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여성 의무트레이너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의무트레이너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KFA 아카데미(youtube.com/c/KFATV대한민국축구지식채널)’ 직업소개 첫 번째 편을 통해 공개된다. 유튜브 채널 ‘KFA 아카데미’는 KFA가 기존에 지도자들에게만 제공하던 콘텐츠를 축구에 관심 있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채널이다. 영상에서는 의무트레이너들이 직접 밝히는 의무트레이너의 삶과 진로에 대한 조언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