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이종성기자]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겠다.”
콜린 벨 한국 여자 A대표팀 감독이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과 그 대비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벨 감독은 1일 오후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초 3월로 예정됐던 중국과의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년 2월로 연기된 것에 대한 이야기다.
벨 감독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한국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재택근무를 하는 동안 매일 한국어 공부를 했다는 그는 전보다 향상된 어휘력과 발음으로 취재진에게 인사를 전했다. 벨 감독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특이하고 힘든 상황에 직면에 있다”면서 이 위기를 현명하게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어진 상황에 맞춰 적응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벨 감독은 KFA와 한국여자축구연맹이 마련한 WK리그 감독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여자 A대표팀 감독과 WK리그 전 구단 감독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다. 15일 개막을 앞둔 WK리그가 여자 A대표팀과 함께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소통의 자리를 가진 것이다. 벨 감독은 이런 교류가 더 활발하고 지속적으로 이뤄지기를 바랐다.
-WK리그 감독들과의 간담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이번 간담회의 가장 의미 있었던 점은 소통의 장을 열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WK리그 감독들과 신뢰의 관계를 쌓아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소통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오늘 WK리그 감독들과 만나 축구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공유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전에 개별적으로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오늘처럼 다 함께 모여 여러 의견과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생산적인 오후였다.
특히 A대표팀의 성공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중요하다. A대표팀의 성공은 홀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각 구단의 협조와 선수들을 위한 노력을 통해 가능하다. 각 구단 감독들의 평소 노고를 잘 알고 있기에 더욱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이런 소통과 교류를 이어갔으면 한다. A대표팀은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의 A대표팀이다.
-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가 연기돼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어떻게 준비할 예정인가.
물론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모두 어렵다. 하지만 KFA와 WK리그가 합의점을 찾은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9월, 10월, 11월, 총 세 번의 FIFA A매치 기간이 있다. 우선 9월은 WK리그의 원활한 진행에 집중하는 것으로 이야기됐다. 10월과 11월 A매치 기간은 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데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9월 A매치 기간에 대해 합의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다. 큰 목표를 위해 같이 협력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뜻 깊은 일이라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알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만, 주어진 상황에 맞춰 적응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상황을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는 상황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21년 2월로 일정이 확정됐기 때문에 이에 맞춰 모든 준비를 다 하겠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리그가 취소돼 몸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에서 뛰는 선수들이 한국에 복귀해 있다. 만나서 커피를 마시며 좋은 대화를 나눴다. 선수들 모두 책임감 있게 성실히 훈련하고 있다. 프로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이하고 힘든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직면한 상황에 적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은 이 상황을 프로답게 헤쳐나가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해외에서 복귀한 선수들과 최대한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로 하여금 A대표팀 감독이 그들을 신경 쓰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이 있다면 당연히 줘야한다. 하지만 지금은 각자의 소속팀에서 훈련 프로그램을 받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코칭스태프들과 모여 회의를 가졌다. 지금까지 했던 경기들과 훈련에 대해 피드백을 나누고 개선점을 논의했다. 우리가 하고자하는 축구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소집됐을 때 코칭스태프가 이미 준비돼있어야 한다. 내일도 회의가 예정돼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국면에 있지만 최대한 효과적으로 이 시간을 활용해 준비된 상태이도록 만들 것이다.
덧붙여, 일주일 전 남자 A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여자축구, 남자축구가 아니라 한국축구의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이것은 KFA가 가고자하는 방향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다. 여자축구와 남자축구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발전적인 방향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다.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