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이종성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후 3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중장 진급자 16명의 삼정검(三精劍)에 수치(綬幟)를 매어주었다.
삼정검은 장군을 상징하는 검이며, 수치는 포상할 때 주는 끈으로 된 깃발로, 보직과 계급, 이름, 그리고 대통령 이름이 새겨져 있다.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은 진급자 16명에게 수치를 매어 준 뒤 진급 장성 및 배우자와 일일이 기념촬영을 했다.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삼정검에 달아드린 수치는 중장 진급의 상징”이라며 “그 속에는 국가를 위해 오랜 세월을 군에 몸바친 헌신, 군인의 길을 걸어온 긍지, 자부심, 명예 등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에 대한 국가의 인정과 국민의 기대도 담겨 있다”면서 오늘 수치 수여식의 의미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들은 충분히 능력을 인정받고 엄격한 검증을 거쳐 승진과 보직을 부여받았다”면서 “명예롭게 군인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고, 군의 사명이나 국방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분들이지만 군의 수뇌부가 되었기 때문에 몇 가지를 당부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첫 번째 당부 사항은 ‘포괄적 안보’ 개념이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신임 간호장교들이나 군의관까지 임관과 동시에 방역 최일선에 투입된 점, 군 병원을 선별진료소로 제공한 점, 장병들이 헌혈까지 나선 점 등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군의 헌신이야말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그런 뒤 국방장관과 전 군에 감사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늘날의 안보 개념은 군사적 위협 외에 감염병이나 테러, 재해 재난 등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위협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여러분들은, 전통적이지 않은, 이런 포괄적 안보 위협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주역임을 인식하고 각오를 다져 달라”고 당부했다.
두 번째는 ‘평화를 만들어내는 안보’였다.
우리 영토나 영해를 침범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경우 ‘누구든’ 격퇴 응징하는 힘을 갖는 것은 기본적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구도’ 도발하지 못하도록 억제력을 갖추도록 하라는 지시였다.
문 대통령은 “삼정검을 뽑아서 휘두를 때 힘이 더 강한 게 아니다”라면서 “칼집 속에서 더 힘이 강한 법”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을 늘 생각하라는 주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해 G11 또는 G12 체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과 한국이 감염병 대응에서 세계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제 국민도 비로소 우리가 선진국이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 군도 그런 나라의 군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FP)가 재래식 전력을 중심으로 올해 세계 각국의 군사력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6위로 나타난 사실을 언급하면서 첨단과학장비 및 발전된 기술과 시스템, 지휘통제권을 강조했다.
한편으로 문 대통령은 한미 연합방위 능력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오늘 삼정검을 수여받은 중장 진급자 가운데 박주경 육군군수사령관, 이종호 해군작전사령관, 김현종 5군단장, 박인호 공군사관학교장 등은 답사에서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의 세 가지 당부 사항을 실천하는데 매진해 자랑스러운 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간담회 사회를 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당초 5월에 수치 수여식 행사를 하려 했으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 때문에 연기를 했는데, 이번에 배우자들까지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행사를 마무리했다.
정 장관 말처럼 오늘 행사는 당초 5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영예로운 삼정검 수치 수여 행사를 마스크를 쓰고 진행하기는 곤란하다는 군의 연기 요청에 따라 날짜를 오늘로 변경한 것이다.
오늘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수치 수여식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다시 한 번 진급을 축하드리고, 배우자들께도 감사드린다”면서 “승진 보직을 부여받았을 때의 가슴 떨리는 사명감, 그 느낌을 끝까지 지켜나가시면 훨씬 더 큰 성취로 이어질 것”이라고 격려하고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