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이종성기자] 예순다섯 번째 현충일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기렸다.
이번 추념식은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방역 대책을 고려해 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됐으며 참석 인원도 최소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 속 애국의 현장에 있던 분들을 기리기 위해 독립운동가 이육사 선생의 딸, 장사상륙작전 참전용사, 3·15의거 희생자 배우자, 화살머리고지 국군 전사자 유족, 코로나19 순직공무원 유족 등과 동반 입장했다.
추념식 국민의례, 국기에 대한 경례문 6.25 참전용사후손 간호장교 이혜민 소위와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증손자 김도현 해군대위가 낭독했다. 이혜민 소위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임관 즉시 대구로 달려간 간호사관학교 60기 졸업생 중 한 명이다.
이어, 1951년 7월 양구에서 전사한 故 임춘수 소령이 당시 가족에게 보내기 위해 가슴에 품고 있던 편지와 사진이 영상으로 소개된 뒤, 딸 임욱자 님이 답장을 낭독했다.
임욱자 님은 "70년 만에 답장을 보낸다"라고 말문을 연 뒤, "남들은 모두 아버지를 영웅이라고 말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딸밖에 모르고, 가족을 많이많이 사랑하는 그런 평범한 아버지였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편지 낭독 후에는 가수 이수현 씨가 그리움과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노래 '아버지'를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념식을 맞아 독립유공자 이상설 선생의 외손녀이자 국군간호사관학교 1기생으로 입교해 6·25전쟁에 참전한 이현원 님 등 참전 국가유공자 본인 3명과 순직 경찰 배우자 1명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했다.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가장 빛나는 시기 자신의 모든 것을 조국에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국립 대전현충원의 현판을 안중근 의사의 글씨체로 교체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올해 안중근 의사 순국 110주년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뜻이 모든 애국 영령들과 함께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통령은 편지 낭독을 언급하며 "임춘수 소령의 편지 한 통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조국을 지키는 힘이라는 것을 전해 주고, 따님의 답장은 호국 영웅이 '가족을 많이 사랑한 평범한 아버지'였음을 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나와 내 가족, 내 이웃이 지켜낸 대한민국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조국, 우리 모두의 나라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은 "모든 희생과 헌신에 국가는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의 삶을 뒷받침하고 기억과 계승을 위한 보훈에 최선을 다해 왔다"고 전했다.
특히, 대통령은 "지난 6월 2일 ‘군인재해보상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며 "병사들의 일반장애 보상금을 대폭 인상하고, 교전으로 인한 장애는 일반장애 보상금의 2.5배를 지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오늘 추념공연은 6·25 전쟁고아 2세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기억합니다’를 주제로 드보르작의 ‘고잉 홈(Going home)’을 연주하며 시작됐다. 이어 소프라노 임선혜와 가수 알리가 ‘함께합니다’를 주제로 ‘그 날’을 함께 불러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기억하겠다는 의미를 전했다.
추념식이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은 간호장교 故 김필달 대령과 화살머리고지 국군 전사자 故 남궁선 이등중사 묘역을 참배했다. 대통령이 간호장교 출신 안장자와 화살머리 고지 국군 전사자 묘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