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이종성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저녁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무더위로 인한 고령층 참석자 건강을 배려해 6·25전쟁 기념행사 최초로 해가 진 후 행사를 시작했다.
70년 만에 귀환하는 국군전사자 유해봉환과 함께 열린 이번 행사는 6·25전쟁 당시 국가를 지키려 헌신한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영웅에게”를 주제로 선정했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서 온 국군전사자 유해 147구를 직접 맞이한 뒤 유해봉환 가족들과 동반 입장했다. 봉환 유해들은 미국 ‘전쟁포로 및 유해발굴 감식국(DPAA)’에서 한·미 공동 감식작업으로 확인된 국군전사자들로, 이 가운데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7인의 신원은 사전에 확인됐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 140구는 행사장 내에 설치된 영현단에 안치되어 행사를 함께 지켜봤다.
이어 예비역 이등중사 류영봉 님이 "조국으로 복귀 명을 받았다"며 70년 만에 돌아온 전우들을 대신해 복귀신고를 했다. 또 6·25 행사 최초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순서에 조포 21발도 발사했다. 이는 국가원수급에 해당하는 예우로서 고향에 돌아온 영웅들을 위한 최고의 예우를 의미한다.
이와 함께 이번 행사에서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최초로 미국,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 UN 참전 22개국 정상이 보내온 영상 메시지가 상영됐다. 또 참전국 정상을 대신해 22개국 대사가 모두 참석했으며, 이를 통해 6·25전쟁 참전국들과의 국제적 연대를 재확인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70년 만에 6·25전쟁 당시 공적이 확인된 생존 참전용사 1명의 가족과 유족 2명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이어진 기념사를 통해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백마흔일곱 분 용사의 유해를 모셨다"며 "용사들은 이제야 대한민국 국군의 계급장을 되찾고, 70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슬프고도 자랑스런 일"이라며 "지체되었지만, 조국은 단 한 순간도 당신들을 잊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과 함께 호국의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아직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12만3천 전사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찾아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대통령은 "오늘 영현단에는 우리가 찾아내어 미국으로 보내드릴 미군 전사자 여섯 분의 유해도 함께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22개국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보훈에는 국경이 없다"고 강조하며 뜻깊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준 것에 감사 인사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6·25전쟁 이후 달라진 개인의 삶, 가족의 역사를 언급하며 전쟁이 갖는 의미도 되새겼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우리 군은 어떤 위협도 막아낼 힘이 있다"며 "우리는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을 반대한다"며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가 전 세계에 희망으로 전해질 때,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기념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12만2천여 명의 전사자를 끝까지 찾겠다는 국가의 약속을 담은 ‘122609 태극기’ 배지를 참석자 모두 달아 경의를 표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지막 일련번호인 122609번 배지를 패용했으며 이를 통해 마지막 한 명을 찾는 그날까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