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이종성기자] 시즌 첫 골과 이적 후 첫 골, 게다가 해트트릭까지 기록했지만 유영아(서울시청)는 웃지 못했다.
서울시청은 25일 저녁 7시 서울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창녕WFC와의 2020 WK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3-3 무승부에 그치며 시즌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베테랑 공격수 유영아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매번 따라붙는 창녕WFC의 근성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지난 3년간 구미스포츠토토(현 세종스포츠토토)에서 뛰었던 유영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울시청으로 이적했다.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선수가 필요하다는 유영실 감독의 판단 때문이다. 함께 이적한 박은선과 함께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춘 유영아는 베테랑다운 노련한 플레이와 골 감각으로 유영실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해트트릭이라는 대기록까지 세웠지만 경기 후 만난 유영아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그는 “세 골을 넣긴 했지만 내 골이라기보다는 팀 골이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골맛을 봐서 좋았지만 승리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마냥 좋지는 않다”며 씁쓸해했다.
유영아는 “창녕WFC는 2승을 한 상태였고 우리는 2패를 한 상태였다. 벼랑 끝에서 하는 승부라 생각했다. 선수들 모두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강했고, 그래서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만 32세의 나이에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시즌인터라 마음가짐도 남달랐다. 그는 “감독님이 베테랑 선수들에게 원하는 역할은 팀의 정신적 지주다. 어리고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무게감 있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맡기셨다. 완전히 새로운 팀이 짜인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많이 됐다. 앞서 열린 경기가 힘들었지만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 앞으로 더 기대하는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장에는 콜린 벨 한국 여자 A대표팀 감독이 찾아와 경기를 지켜봤다. 유영아는 A매치 87경기에 출전해 32득점을 기록하는 등 오랜 시간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2017년 12월 열렸던 EAFF E-1 챔피언십(사진) 이후로는 발탁되지 않았다.
유영아는 벨 감독의 방문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대표팀 발탁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내 경쟁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은퇴 전까지는 소신껏 열심히 내 몫을 다할 생각이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은지도 오래됐고, 너무 신경쓰다보면 오히려 내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소속팀에서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일단 1승부터 빨리 이루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