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이 형은 한참 배워야 하는 선배이자 선의의 경쟁자죠”
성남FC의 넘버원 골리를 꿈꾸는 전종혁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성남은 15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 CUP 16강전에서 대구FC를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성남은 2017년 이후 3년 만에 FA컵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전종혁은 이날 경기에 선발 출장해 성남의 골문을 든든히 지켜냈다.
전종혁의 진가는 승부차기에서 드러났다. 전종혁은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의 선방을 선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에 대해 전종혁은 “경기 전부터 코칭스태프와 함께 상대 선수들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 앞선 준비 과정 덕분에 잘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전북현대와의 K리그1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장한 전종혁은 “120분간의 혈투였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덕분에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경기는 외부에서 평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플레이가 많았던 경기였다. 오늘 경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제가 경기에 더 집중했더라면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경기였을 텐데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아쉬움도 전했다.
이번 시즌 성남의 골문은 원래 김영광의 몫이었다. 하지만 전종혁이 이날 경기를 포함해 두 경기 연속 맹활약을 펼치면서 주전 골키퍼 자리를 둔 김영광과 전종혁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김남일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영광과 전종혁의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당초 지난 시즌까지 성남의 골문을 지킨 김동준이 팀을 떠나면서 전종혁이 그 빈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베테랑 김영광이 새롭게 팀에 합류하면서 전종혁은 주전 골키퍼 자리를 두고 또 한 번의 경쟁을 하게 됐다.
전종혁은 "이번 시즌 주전 자리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영광이 형이 팀에 새롭게 합류했다. 영광이 형의 프로 통산 500번째 출전 경기를 지켜보면서 축하하는 마음 뒤로, 내 존재가 잊히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래서 나의 존재감을 경기장에서 각인시키고 싶었고 경기에 대한 갈증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며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밝혔다.
전종혁은 "영광이 형은 제가 한참 배워야 하는 대선배이자 선의의 경쟁자라고 생각한다"며 “공중볼 처리 능력과 발밑 기술에는 내가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영광이 형은 공을 막아내는 동물적 감각이 뛰어나고 1대1에서도 과감하게 몸을 던질 만큼 겁이 없더라. 꼭 배우고 싶다"며 김영광과의 경쟁을 통한 성장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