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박가을
초록 이파리가
빗물에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다
멈출 듯 출발점에서
늘 서성거리던 사내
지금에야
문지방을 넘어갔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그 틈을 비좁게 달려왔을
혼자가 아니었다
둘, 둘은
초록이 우거진 숲길을 걷는다
달빛도 별빛도
숨어버린 무뎌진 세월
누굴 탓할까
덜컹거리는 열차는
닫힌 문을 널름거리며
인간의 숨소릴 엿듣고 있다
쉿, 어디로 가는 걸까
그대로 멈출 줄 모르는 세월
세월아
나를 두고 떠나지 마라
내가
기다리는 님 만나러 가게
떠나지 마라.
박가을
시인/문학평론가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사)한국스토리예술연합회 회장
한글문학세계 회장
작품집 :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외 10권
저 서 : 시 문학 이론과 실제. 언어와 문학의 숲
수 상 : 성호문학상. 경기도문학상. 안산시문화예술 대상. 경기도문학인 문학 대상
세계스토리문학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