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시즌 KPGA 코리안투어가 ‘헤지스골프 KPGA오픈 with 일동레이크골프클럽’을 기점으로 하반기로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막이 미뤄지고 주요 대회가 취소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와 함께 풍성한 스토리가 쏟아진 이번 시즌 상반기를 되돌아봤다.
- 무섭게 떠오른 신예들과 기존 강자들의 ‘신구 조화’
시즌 초반 KPGA 코리안투어는 거센 ‘10대 돌풍’이 불었다. 돌풍의 주인공은 김주형(18.CJ대한통운)과 김민규(19.CJ대한통운)이었다.
먼저 김주형이다. KPGA 코리안투어 첫 출전 대회였던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패한 김주형은 바로 다음 대회인 ‘KPGA 군산CC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개 대회의 성적을 발판 삼아 세계랭킹 92위로 올라선 김주형은 세계랭킹 100위 이내 자격으로 PGA투어 ‘PGA 챔피언십’에 출전권을 확보하며 꿈에 그리던 무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KPGA 군산CC 오픈’과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에서 2개 대회 연속 준우승을 거둔 김민규 역시 ‘10대 돌풍’의 주역이었다.
월요예선(먼데이)를 거쳐 출전한 ‘KPGA 군산CC 오픈’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김민규는 직전 대회 5위 이내 선수에게 다음 대회 출전권이 주어지는 원칙에 따라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에 참가했고 또 다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약 1억원의 상금을 벌어들여 현재 제네시스 상금순위 11위(90,637,448원)에 위치해 있다.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 우승자인 2020 시즌 ‘루키’ 김성현(22.골프존)과 ‘헤지스골프 KPGA오픈 with 일동레이크골프클럽’ 챔피언인 ‘투어 2년차’ 김한별(24.골프존)의 활약도 ‘젊은 피’들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기존 강자들의 강세도 여전했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3년 ‘군산CC 오픈’과 투어 데뷔 첫 해인 2015년 ‘군산CC 오픈’, 2016년 유러피언투어 ‘선전 인터내셔널’ 우승 뒤 약 3년만인 2019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그 해 ‘제네시스 상금왕’에 등극한 이수민(27.스릭슨)은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에서 정상에 오르며 통산 5승째를 쌓았다.
특히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에서는 김민규, 김한별을 연장 승부에서 물리치며 경험과 관록을 증명해냈다.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이태희(36.OK저축은행)는 2018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2019년 ‘제38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이어 3년 연속 KPGA 코리안투어의 우승컵을 가져가는 등 ‘전통 강호’의 모습을 아낌없이 뽐냈다.
- 상반기 5개 대회 중 4개 대회서 역전극… 상반기 화두는 ‘화려한 뒤집기’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부터 상반기 마지막 대회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까지 5개 대회 중 ‘KPGA 군산CC 오픈’을 제외한 4개 대회의 우승자가 마지막 날 역전극을 펼치며 우승컵에 입을 맞춘 만큼 상반기의 또 다른 화두는 ‘뒤집기’라고 할 수 있다.
역전 우승을 반대로 말하면 최종라운드를 선두로 맞은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진행됐다는 이야기다.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의 우승자 이지훈(34)은 선두에 5타 차 공동 14위로 최종라운드 경기를 시작했지만 연장 승부를 거친 후 우승을 일궈냈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펼쳐진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의 챔피언 이수민은 1라운드에서 7점으로 공동 56위에 머물다 2라운드에서는 17점으로 공동 27위로 상승했다. 3라운드에서 무려 13점을 획득해 30점으로 공동 9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이수민은 최종라운드에서 20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뒤 우승을 거머쥐었다.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에서 우승한 김성현은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차 공동 8위에 자리했지만 최종라운드에서 승부를 뒤집었다.
3라운드 54홀 경기로 펼쳐진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의 주인공인 이태희는 1라운드에서 단독 3위, 2라운드에서는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대회 최종일 4홀을 남기고 단독 선두에 3타 차까지 뒤져 있었으나 대역전극을 펼치며 결국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한편 ‘KPGA 군산CC 오픈’에서는 김주형이 3라운드에 선두에 오른 뒤 최종라운드까지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지켜내며 우승을 달성했다.
- ‘최연소 우승’ 및 ‘월요예선 통과자 우승’, ‘2개 대회 연속 홀인원’ 등 ‘대기록 풍년’
쉽게 이뤄낼 수 없는 각종 기록들도 쏟아져 나왔다. ‘10대 돌풍’의 핵심이었던 김주형은 지난 7월 ‘KPGA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하며 KPGA 코리안투어 프로 신분 최연소 우승 기록(18세 21일)과 KPGA 입회 후 최단 기간 우승 기록(3개월 17일, 109일)을 수립했다.
기존 KPGA 코리안투어 프로 신분 최연소 우승은 2011년 ‘NH농협오픈’에서 당시 19세 6개월 10일의 나이로 우승한 이상희(28.군복무중)가 수립한 바 있고 KPGA 입회 후 최단 기간 우승 기록은 자신의 데뷔전이었던 2007년 ‘토마토저축은행 오픈’에서 KPGA 입회 후 4개월 3일(125일)만에 우승한 김경태(34.신한금융그룹)가 갖고 있었다.
KPGA 코리안투어 최초 ‘월요예선(먼데이) 통과자 우승’이라는 대기록도 나왔다.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의 예선전에서 8명을 선발하는 중 8위로 막차를 탄 김성현은 본 대회서 최종합계 5언더파 275타로 KPGA 코리안투어 사상 처음으로 ‘월요예선 통과자’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기존 월요예선 통과자 중 최고 성적은 2016년 ‘제32회 신한동해오픈’ 예선전에 참가해 본 대회 출전 티켓을 거머쥔 김태우(27.웰컴저축은행)가 기록한 공동 2위다.
또한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1라운드 12번홀에서 2020 시즌 첫번째 홀인원을 작성했던 이동민(35.포카리스웨트)은 바로 다음 대회인 ‘KPGA 군산CC 오픈’ 17번홀에서도 홀인원에 성공하며 KPGA 코리안투어 역대 최초 2개 대회 연속 홀인원의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달 23일 종료된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했던 이태희가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초로 38년만에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했다.
- 기대 이상의 박진감… 국내 최초 변형스테이블포드 방식 대회 ‘KPGA 오픈 with 솔라고CC’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충남 태안 소재 솔라고 컨트리클럽 라고 코스에서 열렸던 국내 최초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의 ‘KPGA 오픈 with 솔라고 CC’는 KPGA 코리안투어만의 다이내믹함과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경기 방식은 일반 스트로크플레이 방식과 다르게 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이 부여돼 선수들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나흘 간의 대회 기간 동안 나온 이글은 77개로 이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37개)’, ‘KPGA 군산CC 오픈(27개)’ 2개 대회에서 나온 이글 숫자를 합한 것 보다 많았고 1,802개의 버디가 양산되며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화끈한 공격력을 감상할 수 있었다.
2016년과 2017년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였던 최진호(36.현대제철)는 당시 “매치플레이 방식의 대회보다 더욱 재밌었다”며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은 우리 남자 선수들과 잘 어울린다. 더욱 다이내믹하고 박진감 넘치는 승부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골프 관계자들 반응 또한 긍정적이었다. 국내 한 대행사 대표는 “확실히 남자 골프의 매력을 볼 수 있었던 대회였다. 중계를 통해 지켜봤는데 TV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며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다음 시즌에도 이 대회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사재를 출연해 ‘KPGA 오픈 with 솔라고CC’를 마련한 KPGA 구자철 회장은 “우리 선수들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코스 매니지먼트로 골프 팬들에게 짜릿한 신선함과 즐거움을 선사했다”며 “KPGA는 앞으로도 선수들의 시원한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끝없이 고민하면서 발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연이은 시청률 경신… ‘코로나19 없는 안전한 대회’ 정착
시즌 두번째 대회였던 ‘KPGA 군산CC 오픈’이 평균 시청률(전국 유료 가구 기준) 0.246%로 역대 5년간 KPGA 코리안투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곧 이어 ‘KPGA 오픈 with 솔라고CC’가 0.255%로 또 한 번 최고 시청률을 적어냈다.
이어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이 0.305%를 적어내며 다시 최고 시청률을 작성했고 지난주 종료된 ‘헤지스골프 KPGA오픈 with 일동레이크골프클럽’이 0.310%의 시청률로 최근 9년간 KPGA 코리안투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특히 ‘헤지스골프 KPGA오픈 with 일동레이크골프클럽’ 최종일 김한별과 이재경(21.CJ오쇼핑)이 연장 승부를 펼치던 오후 3시 47분 경에는 최고 시청률이 1.100%까지 치솟는 등 매 대회 주간 흥행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상반기 모든 대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대회 주최 및 주관사는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출전 선수 및 대회 관계자들의 안전 관리를 위한 철저한 방역 시스템과 신속 대응이 가능한 TFT를 구성해 ‘코로나19 없는 대회’가 가능하도록 만전을 기울였다.
2020 시즌 KPGA 코리안투어는 10일부터 13일까지 인천 서구에 위치한 베어즈베스트 청라GC에서 열리는 ‘제36회 신한동해오픈’으로 그 여정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