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임 장순기자] “우리 선수들은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이기지 않는다. 이기는 것이 즐거워서 이긴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이끄는 전북현대가 2020 하나은행 FA CUP의 정상에 올랐다. K리그1 우승과 더불어 첫 ‘더블’을 달성했다. K리그1 강팀 중의 강팀이지만 유독 FA컵과는 인연이 없었던 전북이 2005년 이후 15년 만에 FA컵 정상을 차지하면서, 명실상부 한국 축구 최강팀으로 자리한 것이다. 모라이스 감독은 이 강력한 우승 DNA의 비결이 “이기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 CUP FINAL 2차전에서 울산과 투지 넘치는 명승부를 벌였고, 전반전 선실점 후 후반전에 역전을 성공하며 2-1 승리를 거뒀다. 1, 2차전 합계 3-2 승리다. 이로써 울산은 K리그1과 FA컵을 통틀어 전북을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하는 아픔을 맛봤다.
울산 역시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어느 때보다 공격적으로 나섰고, 전반 4분 주니오의 골로 앞서가기도 했다. 그러나 우승컵의 주인공은 되지 못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준우승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인다”면서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해 줬다. 우승 타이틀을 얻겠다는 의지가 강했는데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울산은 올해 전북의 아성을 무너뜨릴 대항마로 주목받았다. 유럽에서 뛰나 국내로 복귀한 이청용을 비롯해 화려한 선수 구성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결국 전북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채 아쉬움을 남겼다. 전북이 K리그1 4회 연속 우승과 FA컵 우승으로 강력한 우승 DNA를 발산한 것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행보다.
모라이스 감독은 이날 울산과의 경기에 대해 “K리그 1, 2위 팀 간의 맞대결에서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우리와 상대 모두 최선을 다해서 많은 팬들 앞에 좋은 경기를 보여준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역전승을 거둔 것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 고맙다. 전북이 얼마나 위대한 팀인지를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전북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모라이스 감독은 언제나 그렇듯 여유롭고 유쾌한 모습으로 시상식과 기자회견을 즐겼다. 축구를 즐기고 그에 따르는 모든 과정을 즐긴다는 것이 전북의 우승 DNA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요소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 선수들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이기는 것이 즐거워서 이기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은 이 우승 DNA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발휘할 계획이다. 첫 ‘더블’을 넘어 ‘트레블’까지 도전한다는 기세다. 모라이스 감독은 “챔피언스리그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선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 뒤 준비하겠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전북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전북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겁고 재미나게 준비해서 모두가 꿈꾸는 트레블에 다가서겠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