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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에 촉각으로 문화유산 해설… 서울시, 스타트업과 7종 공공디자인 개발

딱지놀이하며 배우는 ‘명예도로명 알림 디자인’ 유치원, 동주민센터 등에 비치

[뉴스시선집중, 최숙희기자] 서울시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로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를 위한 ‘경복궁 점?묵자 촉각그림 관광카드’를 개발했다. 경복궁 내 경회루, 근정전 등을 촉각으로 느끼고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든 문화해설 입체카드다. 점?묵자로 설명도 표기했다. 12월 말이면 실제 이용할 수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내 엘리베이터 앞 바닥엔 휠체어?유모차 이용자 등 교통약자 우선탑승을 유도하는 안내사인을 그려 넣는다. 아이들이 지역의 역사?문화 특성이 반영된 ‘명예도로’를 딱지치기 놀이를 하면서 배울 수 있는 리플릿도 제작해 유치원, 동주민센터 등에 비치한다.

서울시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로 7가지 ‘공공디자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올 연말까지 시설물, 시각매체, 콘텐츠, 서비스 등으로 완성해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직접 경험?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한 공공디자인은 서울시의 '공공디자인 전문기업 육성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장애인 관광 향유권, 심리 안정, 배려 문화와 같이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크고 작은 불편을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접목한 공공디자인으로 의미 있게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다.

'공공디자인 전문기업 육성사업'은 스타트업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디자인으로 개발해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시는 창업 초기의 스타트업 기업이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 공공디자인 분야의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전문가 컨설팅, 특강 등을 지원한다.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특히 올해는 디자인 콘텐츠·서비스 개발을 통해 사회적 가치 중심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 삶의 질과 공동체 의식을 향상시키기 위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공공디자인’이 더 이상 조형적·기능적 측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시는 지난 5월 창업 4년 이하 디자인 분야의 7개 스타트업을 선정해 6개월 동안 디자인 개발을 함께 해왔다. 시가 위촉한 전문가 맞춤형 컨설팅과 멘토링을 통해 이들이 사업 추진에 필요한 의사결정 능력과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 개발될 수 있도록 현장조사, 설문조사, 인터뷰, 자문 등의 과정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여 나갔다. 디자인, 특허, 거버넌스, 디자인 경영 등 6가지의 주제의 특강을 제공해 기업 경영의 경험과 사업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기회도 가졌다.

새롭게 개발한 7개 공공디자인은 ?경복궁 점·묵자 촉각그림 관광카드 디자인 개발 ?강동구 명예도로명 알림 디자인 개발 ?큰글씨 서울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 개발 ?비대면 도시체험 콘텐츠 개발 ?빛을 활용한 심리안정 공공디자인 개발 ?교통약자를 위한 지하철 엘리베이터 디자인 개발 ?자전거·킥보드 겸용 거치대 디자인 개발이다.

'복궁 점·묵자 촉각그림 관광카드 디자인 개발'은 기존 길 안내와 관광지 설명에만 집중된 관광안내 자료를 벗어나 실제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한 다양한 자료가 많이 만들어지길 바라는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스타트업 ‘냉이꽃’은 관광지의 실제 모습을 촉각그림으로 표현하고, 설명을 점자와 묵자로 표기해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 등이 마음으로 상상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에 문화재청 경복궁 관리소와 협업해 근정전, 경회루, 향원정 등 경복궁의 문화유산을 3D 프린트를 활용한 적층형 인쇄 기법을 적용해 촉각그림을 디자인하고,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촉각그림과 점·묵자 표기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디자인을 완성했다.

완성된 디자인은 도서 형태로 제작해 경복궁에 비치하여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점자도서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강동구 명예도로명 알림 디자인 개발'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명예도로명’을 활용하면 지역의 홍보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시작된 프로젝트로 작년 은평구 백초월길에 이어 올해는 강동구를 대상으로 디자인 개발을 진행했다.

스타트업 ‘도트비’는 암사선사유적로, 천호자전거거리, 문방무리길, 로데오거리, 쭈꾸미골목, 하니희망길, 하니사랑길, 윌로비로 등 강동구 8개 명예도로명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딱지 형태의 리플릿으로 디자인했다. 한번 보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다양한 딱지놀이로 활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명예도로명의 의미를 이해하고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 것이다.

완성된 리플릿은 강동구청 및 동주민센터, 관내 유치원 및 초등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다.

'큰 글씨 서울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 개발'은 고령층 및 저시력자 등 디지털 약자의 공공정보의 접근성을 향상해야 한다는 필요성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를 위해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정책 홍보자료를 만드는 데 고려해야 하는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자 했다.

스타트업 ‘일일공’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 사용자 테스트를 실시해 고령층이 생각하는 공공정보의 중요도를 알아보고, 정보의 습득 욕구와 경로에 따른 경험과 인지적 측면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살펴봤다. 그 결과 큰 글씨와 특별한 색상, 그리고 음성을 활용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시인성 확보, 쉬운 정보 전달, 익숙한 방식 등을 원칙으로 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이와 연계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것이다.

완성된 가이드라인은 정책 및 사업 홍보물을 제작하는 기관(부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 북으로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비대면 도시체험 콘텐츠 개발'은 도시의 다양한 역사·문화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여가활동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스타트업 ‘뷰자데’는 장소의 특성과 관련된 스토리를 기반으로 이를 오디오, 이미지, 텍스트 등 다양한 방식의 미디어 형태의 콘텐츠 개발을 제안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을지로 공구거리와 낙원악기상가의 상인들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현재와 과거의 역사 큐레이션, 악기 사전 등 정보와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했다.

개발된 콘텐츠는 개발자 ‘뷰자데’ 애플리케이션에 업로드해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포·홍보할 예정이다.

'빛을 활용한 심리안정 공공디자인 개발'은 불안한 심리를 스스로 다스려 정서적 안정을 유도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이 많은 스타트업 ‘휴롬’의 아이디어로 빛과 영상, 음향의 변화로 시각과 청각의 자극을 유도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디자인을 개발했다.

개발된 디자인은 ‘문화비축기지’의 소화액 저장실에 적용돼 시민들에게 위로와 휴식을 주는 새로운 체험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교통약자를 위한 지하철 엘리베이터 디자인 개발'은 교통약자의 마음을 잘 아는 스타트업 ‘소플’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지하철 엘리베이터 이용 시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고,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행동을 유도해 교통약자와 일반 승객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위해 엘리베이터 전면부 바닥면에 교통약자의 승·하차를 우선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안내사인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계한 디자인을 결합한 질서체계 디자인을 완성했다.

완성된 디자인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시범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며, 색상 및 디자인은 대상지 현장 여건, 이용자 동선 등을 최종 검토하여 확정된다. 또한 시범 적용 후, 실제 이용자의 인지 및 행동에 관한 평가를 통해 검증하여 디자인을 발전시켜 갈 예정이다.

'자전거·공유킥보드 겸용 거치대 디자인 개발'은 평소 자전거와 공유킥보드를 즐겨 이용하는 디자이너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됐다. 보행자의 보행 불편을 초래하는 자전거와 공유킥보드의 무분별한 주차 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이다.

스타트업 ‘프렙디자인’은 안전성, 기능성, 사용성 등을 고려하여 자전거와 공유킥보드 보관대의 통합형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완성된 디자인은 이용자가 많은 장소에 시범 설치하여 이용자의 만족도 평가 등의 검증 과정을 거쳐 보완 후 확산해 나갈 예정이다.

이혜영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공공디자인 전문기업 육성사업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디자인으로 완성해 시민들에게는 편리한 공공서비스를 강화하고, 참여 기업들에겐 공공디자인 분야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민관 협력의 새로운 공공디자인 사업 모델을 구축·확산하기 위해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지속 지원해 나가겠다. 사업의 진행과정과 결과물을 담은 영상과 매뉴얼도 제작해 공유함으로써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통해 제안된 디자인을 확산하는데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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