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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시향] 이쑤시개 오연복 시인


이쑤시개         

                  오연복 시인

고기 몇 점 행복하게 영접했는데

바람이 들락이던 치아 사이사이로

날선 대나무 이쑤시개 들락거리네

혀끝에 감겨오는 으깨진 고기조각

서민들의 입방아에 씹혀진 고깃살

귀족들의 맛 투정에 씹다만 고기맛

씹다만 고기맛 허허헛

 

대통 쫙쫙 갈라쳐도 대쪽이 남아

죽향에 고스란히 스미는 인생살이

치아 속의 고기조차 귀천이 나뉠쏘냐

답답한 세상 시원히 뚫어나 보세

귀족들의 맛 투정에 씹다만 고기맛

서민들의 입방아에 씹혀진 고깃살

씹혀진 고깃살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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