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조선호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국보 제180호 <세한도>를 국가에 기증한 손창근 선생을 청와대로 초청하고,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세한도'는 추사 김정희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 가장 힘이 되어준 제자이면서 벗인 이상적에게 고마움을 담아 그린 그림이다.
이번 만남은 손창근 선생이 어제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유산 보호 유공 포상 중 최고영예인 금관 문화훈장을 수여받은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손창근 선생은 2018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추사 김정희의 걸작인 '세한도'를 비롯해 총 305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고, 부친인 故 손세기 선생은 1974년 서강대학교에 고서화 200점을 기증한 바 있다.
환담 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손창근 선생의 자녀인 손성규 연세대 교수 내외에게 귀한 국보 기증을 선뜻 동의해 준 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어, 청와대 본관 앞 손창근 선생이 탄 차량의 도착 지점에 직접 마중을 나가 환영하는 등 각별히 예우를 다했다. 앞서 대통령은 차량과 담당 선임행정관을 보내 이동 시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히 배려했다.
이후 대통령은 환담에서 "대를 이어 평생 수집한 소중한 문화재들을 국민의 품으로 기증해주셨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금관 문화훈장 수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청와대로 초청해 따뜻한 차라도 대접하며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려운 결단에 동의를 해 주신 가족분들께도 감사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대통령은 '세한도'에 대한 감상평을 나누며 "'세한'이라는 말이 공교롭게도 지금 우리의 상황을 표현해 주는 말이기도 하다"면서 "'세한도'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따뜻한 희망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창근 선생의 아들 손성규 교수는 “세한도가 1844년 세상에 나왔다. 지금까지 세한도 176년 역사 중 저희 가족이 50년 동안 잠시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의 품으로 다시 되돌려 드리는 일을 아버지가 잘 매듭지어 주셨다. 기쁘다”고 말하며, ”대통령 말씀처럼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 국민께 '세한도'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는 “일반 가정집에서 옛그림을 오랫동안 보관하는 게 너무 어려운데, 이렇게 훌륭하게 남겨 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는 손창근 선생 가족에게 귀한 뜻을 잊지 않겠다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장무상망(長毋相忘)' 이란 글귀를 비단천에 자수로 새긴 선물 등을 전달했다. 세한도 오른쪽 하단에 찍힌 붉은 인장 글씨인 ‘장무상망’은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는 뜻을 담고 있다.
오늘 환담회는 엄중한 코로나19 방역상황을 고려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맞게 현장 참석자를 최소화한 가운데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