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2020년을 넘어서며 칼럼리스트 오연복
그 어느 해보다 가슴 졸이며 살아왔고, 그 어느 해보다 숨 가쁘게 살았지만,
그 어느 해보다 지루하게 살아낸 2020년이었습니다.
미처 몰랐습니다.
2019년 끝자락에 스멀스멀 스며든 코로나19가 2020년을 이리도 무참하게 폭격할 줄은!
2018년 중후반부터 꿈틀하던 집값이 정부의 무수한 땜질에 열 받아서 그리도 날뛸 줄은!
정치다운 정치해달며 무궁화를 꽃다발 째 건넸건만 국민 안위는 뒷전인 채 저리도 아귀다툼만 해댈 줄은! 괴질 코로나로 안타까운 생명들, 우리 이웃과 죄 없는 영혼들이 희생되었습니다.
피뢰침처럼 치솟는 집값으로 젊은 세대는 영혼을 잃은 채 영끌이라는 웃픈 신조어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서민들과 자영업자들은 몰아치는 파도에 좌초되어 설 곳과 갈 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희망을 똘똘 뭉쳐 힘을 실어준 거대 여당은 시력을 잃은 공룡의 모습으로 절망의 주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야권조차 무력한 방랑자가 되어서 기댈 언덕이 없는 절망의 2020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배달겨레란 긍지가 있습니다.
한민족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숱한 수레자국을 견뎌내는 질경이처럼, 밟힐수록 동토를 뚫고 더 굳세게 자라나는 보릿대처럼, 나라가 큰 위기에 처할 때 금붙이를 모으고 모으며 거뜬히 돌파해내는 끈끈한 국민성으로, 난관에 봉착한 국면을 풀어갈 힘이 있습니다.
그토록 세찼던 무수한 외세의 침입과 역병에도 굴하지 않았던 한민족의 DNA가 있습니다.
이제는 일어설 것입니다.
아팠던 2020년의 통증보다 더 크게 위로받을 2021년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집요하게 파고드는 코로나19를, 그 어느 나라보다 앞서서 말끔히 떨치고 세계만방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떨칠 것입니다.
2020년 12월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의하면 세계은행(WB)은 코로나19 재확산 및 일부 주요국의 봉쇄조치로 단기적 글로벌 경제 전망이 어두워진 상황이어서 여전히 침체에 빠진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불안하고 균형적이지 못하다면서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조기에 철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한국의 2021년에 대해서는 소비지출, 기업이익과 투자확대, 고용시장개선 등을 통하여 7.9%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내성 강한 저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방탄소년단, 기생충 등 한민족의 우월한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듯이,
TV · 냉장고를 비롯한 가전제품 류, 스마트 폰, 반도체, 첨단의료기기, 선박 등 세계최고의 기술력과 지적능력 또한 세계를 지배해 나갈 것입니다.
2020년의 고난의 흔적들을 딛고서 2021년에는 치유와 희망의 싹을 틔워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저력이 있습니다.
지혜와 용기와 굳건한 믿음으로 새로이 일어서야 합니다.
어려울수록 불사조 같은 힘을 모았던 한민족의 DNA로 새로이 나아갑시다.
2021년을 희망으로 이끌어 새로운 역사를 쓰는 주역이 됩시다.
칼럼니스트 오연복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신문예문학회 부회장)